1년 차에 내실경영으로 수익 감소에도 '1위 수성'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 확대…업계 최초 타이틀 휩쓸어글로벌사업, CEO 직속 재편하고 '드라이브'…'1등 DNA 이식'
  • ▲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신한카드
    ▲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신한카드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2년 차를 맞았다. 앞선 1년 차에는 내실경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평이다. 업계 전반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성공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지켜냈다.

    고금리 지속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늘면서 수익성은 소폭 주저앉았지만, 데이터 고도화 등으로 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으며 글로벌 사업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경쟁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올해 경영전략으로 '트리플 원(Triple One)'을 제시했다.

    이는 △체질 개선을 통해 외형과 내실 모두 전략적 격차를 유지하는 시장 내 1위(First One)를 굳히고 △한 차원 높은 고객 경험 제공을 통해 고객에게 인정받는 1류 기업(Only One)으로 도약하려는 △신한카드 임직원 모두의 하나 된 마음(One Team)을 의미한다.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는 "지난 한 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탄력적인 영업과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며 "기본에 충실한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고 사회와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주력사업 부문 정체로 수익성 저하에도 건전성은 개선
    신한카드는 지난해 주력사업부문에서 정체기를 겪었다. 핵심인 신용카드 부문의 성장세가 꺾였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신한카드의 리스크로 드러난 결과다. 또 코로나19 기간 증가하던 신용카드 부문 매출이 엔데믹으로 주춤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이와 함께 영업 기반을 위협하는 다른 요소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페이(Pay) 활성화로 결제시장이 급변했고 카드사의 영업기반이 축소되고 있다. 경쟁사들의 프로모션을 통한 시장 빼앗기도 계속되면서 영업환경이 위축된 모습이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신한카드의 누적 신용카드 영업수익은 2조34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조3166억원에 비해 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형 성장이 멈춰선 가운데 지급이자와 판관비 등 비용지출은 오히려 늘었다. 3분기 신한카드는 영업수익 4조120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고금리로 인한 조달환경 악화로 지급이자는 3분기 누적 전년대비 41.1% 늘어난 6887억원 지출됐다. 또 판관비는 5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5877억원 대비 20.2% 줄어들었다. 한때 1조원을 넘보던 연간 순이익도 이 추세라면 6000억원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3분기 기준 연체율은 직전분기 1.43%에 비해 0.08%p 개선된 1.35%로 집계됐다. 2022년 말 1.04%에서 지난해 1분기 1.37%로 증가하고, 2분기에도 오름세를 보였지만 1분기 만에 다시 연체율 개선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다른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하나카드의 올 3분기 연체율은 1.66%, 우리카드는 1.36%로 직전분기보다 0.18%p, 0.21%p 각각 늘었다.

    건전성 개선 요인으로는 본업 경쟁력 강화가 주효했다. 고금리가 붙은 대출상품을 늘려 이자수익을 늘리는 것이 아닌 신용판매 위주의 영업 전략을 펼친 것이다.

    3분기 신한카드의 신용판매 이용액은 48조2160억원으로 전분기 47조7428억원에 비해 1% 증가했다.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액은 직전 분기 대비 2.5%, 2.3% 각각 줄면서 건전성은 지키되 본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국내 리테일 영업도 강화했다.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며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3분기 누적 할부금융 영업수익은 1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성장했다. 같은 기간 리스 영업수익은 5096억원으로 38.0% 증가했다. 
  • ▲ 신한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 신한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데이터산업 기반 고객경험 분야 확대 전략, 빛 발해
    문 대표는 안으로는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밖으로는 고객 경험 분야를 확대했다.

    지급결제시장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최고 수준의 결제 접근성 및 편의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이에 신한카드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마이데이터'를 필두로 △얼굴인식 비대면 실명인증 △국가지원금 찾기 △KTX 예매 등 데이터산업 기반을 다지면서 업계 최초 타이틀을 휩쓸었다.

    또한 빅데이터로 학습된 AI 상담원이 다양한 분야 고객 상담 서비스를 바탕으로 카드 발급심사, 대출 상담, 분실 신고·해제 등을 맡아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통합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0월 기준 1201만명으로 2022년 9월 1010만명에 비해 18.1% 증가했다. 통합 MAU는 결제플랫폼 '신한플레이'와 자동차종합플랫폼 '신한마이카(MyCar)', 온라인 직영몰 '신한카드 올댓(Allthat)'의 MAU를 합친 수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DX(디지털 전환)를 넘어 AX(인공지능 전환)에 방점을 찍으며 이를 통한 신사업 발굴로 새로운 '1위 수성'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 문 대표의 전략이다.

    2025년까지 통합멤버십 3500만명, 통합 MAU 2000만을 달성해 전통 금융의 회원 수와 디지털 금융의 트래픽을 고루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자산 45조원, 디지털 영업이익(DX Profit) 기여도 50%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조직, CEO 직할로…해외서 신성장동력 찾는다
    신한카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2024년 정기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경쟁력 강화 및 전사 기여도 확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조직을 CEO 직할로 재편했다. 문 대표가 직접 사업을 들여다본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신한파이낸스가 현지 자동차 딜러사 '아스터'와 합작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한파이낸스는 이번 계약 체결을 기반으로 아스터사와 단계적 합작투자를 통해 자기자본 약 620억원을 갖춘 JV로 거듭나게 되며 아스터사는 JV의 지분 약 49.9%를 최종 취득하게 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소매금융(MFO) 시장을 선도하는 '리테일 전문 금융사'로 도약한다는 게 문 대표의 구상이다.

    신한파이낸스는 신한카드의 첫 해외 법인으로, 2014년 11월 설립된 뒤 카자흐스탄 3대 핵심 도시인 알마티, 누르술탄, 쉼켄트를 중심으로 자동차 금융, 신용 대출 등 소매 대출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취급액 796억원, 총자산 1457억원 등 최근 3년간 연평균 55%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현지 230여개 소매 대출 금융사 중 5위권에 머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카드업계는 생존을 위해 진정한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시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무래도 문 대표의 전략과 신한카드의 1위 수성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표는 20년 넘게 카드업에 종사한 전통 '카드맨'이다. 1996년 LG할부금융에 입사한 뒤 신한카드 경영관리팀 부장, 상품 연구개발 센터 부장, 전략기획팀 부장, 경영기획 그룹 상무를 지낸 대표적 재무·전략 전문가다.

    앞서 신한카드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운영, 안정적 경영관리로 신한카드를 업계 1위로 올려놓는 데 공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신한금융이 과감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문 대표는 1968년생으로, 1960년생인 임영진 전 사장과 비교해 젊은 데다 그동안 카드업계에서 가장 젊은 리더였던 1967년생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보다 한 살 어린 최연소 수장 타이틀을 얻게 됐다. 게다가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최초로 카드사 내부(LG카드) 출신 CEO(최고경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