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200명·행정공무원 100명 등 총 300명으로 조직 구성국내 우주분야 전문인력 태부족… 정주여건 열악·지방 기피관련법 국회 통과 때 정주여건 개선에 대한 조항은 빠져초대 청장 인선도 주목… 일각선 부처 관료·정치인 낙하산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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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우주항공청이 이르면 오는 5월 출범할 예정이지만, 인재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우주항공청 입지가 경남 사천이라는 지리적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정주 여건 개선 없이는 수백 명의 인력을 적기에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대 청장이 누구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연구원 200명, 행정 공무원 100명 등 총 300명의 직원으로 꾸려진다. 국내외 전문가 중심으로 인력을 구성하고 정책 수립이나 행정 업무를 위해 일반직 공무원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과기부는 200명의 전문가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에서 차출하지 않고 신규 채용하겠다고 제시했다. 공개 채용과 스카우트를 병행해 국내외 전문가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해 우주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기획하는 업무를 맡긴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과학계에선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대규모 인력을 쉽게 채용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기부가 발표한 2023 우주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2022년 국내 우주 분야 인력은 1만125명이다. 이 중 전문가라고 볼 수 있는 박사 학위 소지자는 18%인 1853명에 불과하다.
우주항공청이 위치할 경남 사천의 지리적 입지 조건과 교육, 의료, 교통체계 등 정주 여건이 비교적 열악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비롯해 관련 3개 법안이 통과했지만, 논의 과정에서 정주 여건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빠졌다. 법안으로 명시해도 시간이 걸리는 지역 환경 개선이 더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인구·일자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분위기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2년 수도권에 살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 301명을 대상으로 지방근무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4명 중 3명은 지방근무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하는지를 묻자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34.5%였다.
우주항공청 인력 채용과 관련해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최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300명으로 출범하기엔 무리가 있고 처음엔 그보다 작게 시작해 점차 인원을 채워가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차관급인 초대 우주항공청장 인선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 원장은 "우주항공청은 과기부 산하 차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청장 1명과 차장 1명 등 총 300명 이내로 구성한다는 게 공개된 내용 전부"라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우주항공청과 관련해 법안만 통과된 상태로, 청장 등 인사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하지만 학계와 관가 안팎에선 항공·우주 분야 교수와 연구원을 비롯해 전·현직 경제부처 관료와 정치인까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견해다. 아직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명되는 인사는 없지만, 정치권 낙하산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공기관 낙하산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약과 달리 전문성을 찾기 어려운 정치권 출신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법안이 시행되는 5월 말까지 우주항공청 조직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원칙이다. 주무부처인 과기부는 국내외 전문가 중심으로 인력을 구성한다는 태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핵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확보와 외국 인력 수급 등을 목표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이번 주부터 우주항공청 이관 작업을 담당할 행정·기관운영 태스크포스(TF)와 연구전략 TF를 구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