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실행가능 구조조정 계획 진전 부족"헝다, 청산 명령에 "정상경영 추진"
  • ▲ 에버그란데 그룹. ⓒ연합뉴스
    ▲ 에버그란데 그룹. ⓒ연합뉴스
    홍콩 법원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를 청산해 달라는 채권자들의 청원을 승인했다. 

    헝다의 총부채는 약 443조원(2조3900억위안·약 3270억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29일 로이터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법원이 이날 헝다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린다 찬 판사는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진전이 명백히 부족한 점을 고려해 청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해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앞서 지난 2022년 6월 톱샤인글로벌이 헝다에 투자한 8억6250만홍콩달러(약 1475억원)를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기했다.

    현재 헝다의 부동산 개발 사업장은 약 1200곳으로, 이들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 있다. 이에 실제 청산 절차가 진행되기까지 장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헝다는 중국 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부동간 개발 기업이었지만, 2021년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 위기 상태에 놓였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도 했다. 2020년 81억위안(약 1조5043억원)의 순이익을 냈었던 헝다는 2021년과 2022년 5820억위안(약 108조890억원) 규모의 거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헝다 주식도 이날 오전 법원 명령 직후 거래가 중단됐다. 그러나 향후 회사가 법원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헝다를 시작으로 다른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달아 디폴트를 선언하며 중국 최대 내수산업인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됐다.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비구이위원(컨트리가든)이 디폴트 선언한 바 있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중즈그룹도 이달 초 파산을 신청했다.

    여기에 주택 시장 위축까지 이어지고 있어 중국 내 부동산 업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헝다는 청산 명령 발표 직후 정상적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샤오언 헝다그룹 최고경영자는 홍콩 법원 결정이 나온 뒤 발표한 입장에서 "앞으로 그룹은 어려움과 문제에 맞서 모든 합법적 조처를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외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을  전제로 그룹 업무의 정상적인 경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산인과 적극적인 소통과 동시에 법에 따라 청산인과 협력해 관련 절차를 이행하며, 국제적 관례와 시장 규칙에 따라 채무 해결 등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