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후보 평가기관에 인사업무 협력업체 선정 "해당 업체에 컨설팅 비용으로 매년 10억 지급…공정성 훼손" 설 연휴 직후 쇼트 리스트 확정 예정
  • ▲ DGB금융그룹 ⓒ연합뉴스
    ▲ DGB금융그룹 ⓒ연합뉴스
    DGB금융지주 회장 선출을 앞두고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DGB금융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해 최고경영자(CEO)를 추천하고 검증·평가를 해왔는데, 이번 평가 과정에 현 경영진과 인연이 깊은 외부기관을 포함시켜 독립성에 의심을 사고 있다. 

    ◇ ’외부 기관 평가‘ 도입하며 협력업체 선정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 ‘외부 기관 평가’를 새로 도입했다. 지난 29일부터 쇼트 리스트(2차 후보군) 선정을 위한 외부 기관 면접에 착수해 이르면 설 연휴 직후 쇼트 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회장 후보 평가를 담당할 외부 기관은 회계법인 ‘EY한영’과 인적자원(HR) 전문 컨설팅 업체인 ‘무진어소시에이츠’다.

    문제는 무진어소시에이츠가 김태오 현 회장 취임 후 DGB금융의 인사 관련 업무를 지속적으로 맡아온 업체라는 점이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10억원씩 컨설팅 비용을 지급하고 현재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외부 기관에 평가를 맡겼다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내부인사가 승계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짜뒀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표면적으로는 공정성을 내세우기 위해 외부 기관 평가를 도입했지만, 실상은 갑을 관계인 협력사를 지정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단 얘기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무진어소시에이츠에 지급하는 비용은 연간 10억원과 거리가 멀다"면서 "계약 관계 상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 최용호 회추위원장, 현 행장 논문 지도교수 
    회추위에 대한 공정성 문제도 제기된다. 최용호 회추위 위원장은 황병우 대구은행장의 논문 지도교수다. 최용호 회추위원장은 이번 선출 과정에서 사회만 맡고 평가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선출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까지 마련해 승계 절차와 후보자 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사 CEO 선임과 관련해 “대표적 ‘소유·지배 분산기업’으로 불리는 은행 지주에서 최고경영자나 사외이사 선임시 경영진의 ‘참호 구축’ 문제가 발생하거나 폐쇄적인 경영 문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데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