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수 관련 예산 30%쯤 줄어… '초순수' 국산화 R&D 예산도 축소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되는 경기남부뿐 아니라 지방도 용수 부족 아우성환경부 "예산 줄었지만, 연도별 계획 따라 반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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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 남부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환경부가 클러스터에 필수적인 공업용수 확충과 인프라 구축을 공언했지만, 정작 올해 관련 예산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민생 토론회'에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내용은 경기 남부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환경부는 곧바로 다음날 16일에 수도권지역에 생활·공업 용수를 공급하는 경기도 하남시 팔당취수장을 방문해 반도체 분야 용수공급 현황과 계획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에서 용수는 매우 중요한 기반 시설이다. 첨단산업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의 투자계획에 맞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용인 국가산단 등 추가로 조성될 첨단반도체 산업단지에 용수공급이 차질 없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환경부에 따르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중심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하루에 필요한 용수는 2031년 6만1000t, 2033년 16만t 씩 급증해 2050년에는 76만4000t이 필요하다. 대구시 전체 하루 물 사용량인 78만t에 육박하는 수준이다.그러나 2024년도 환경부 예산을 보면 공업용수 관련 예산이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2024년도 환경부 소관 예사 및 기금운용계획 개요'에 따르면 올해 공업용수도 확충 예산은 18억810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8.8%가 줄었다. 공업용수도 안정화 예산은 92억6600만 원으로 30.2%가 줄었다.공업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경기 남부 뿐이 아니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 8월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됐는데 시에 따르면 영일만산단에는 2026년 하루 필요 공업용수 6만t 중 4만t, 블루밸리산단은 2025년 4만t 중 2만t이 부족하고 추가 개발되는 산단에도 4만t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당시 상당 부분 의존하는 댐과 저수지에서 공급하는 원수로는 앞으로 들어설 기업의 공업용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며 특히 가뭄으로 차질이 발생하면 공장 가동에 직격탄을 맞는다"고도 말했다.특히 올해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 국산화 기술개발사업' 예산은 63.% 대폭 감소해 35억2000만 원이 책정됐다. 관련 예산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초순수' 생산 기술을 국산화 하기 위한 예산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6일 내년까지 초순수 관련 설계·시공·운영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반면에 태풍 같은 재난 발생으로 환경기초시설 파손을 복구하기 위한 재해복구비는 500억 원, 수해 복구에는 2500억 원이 편성됐다.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업용수도 확충 사업은 포항 블루밸리 같은 신규 사업이 들어갔다"며 "신규 사업이 들어갔다 해서 1차년도 부터 예산을 100% 당기는 게 아니고 설계비 정도의 예산이 반영돼 적게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액이 삭감 되긴 했지만 사업 축소는 아니며 연차별 투자 계획에 따라 줄어 감액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또 "초순수 관련 R&D는 25년도까지 사업계획이 잡혀있다보니 올해 줄은 것"이라며 "25년도 예산의 신규 사업을 위해서 해당 부서에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