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 수주전서 고배…'저가수주 전략' 한계 포스코 2.3조vs현대 1.4조…하반기 판도변화 예고"오티에르 강남권 시기상조"…현대건설 우위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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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시장을 독식하던 포스코이앤씨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렸다. 도시정비 왕좌를 결정짓는 중요 분수령인 '여의도 한양'을 경쟁사인 현대건설에 빼앗긴 탓이다. 연초부터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잇단 승전보를 울리던 포스코이앤씨가 핵심상급지인 여의도에서 한계를 드러낸 만큼 추후 시장판도도 혼전양상을 띨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번 여의도 한양 수주전 결과에 따라 시장이 포스코이앤씨 독주체제에서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양강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 왕좌자리를 두고 양사가 신경전을 벌이게 된 셈이다. 지난해 현대건설 누적수주액은 4조6121억원, 포스코이앤씨는 4조5988억원으로 양측간 차이는 133억원에 불과했다.업계에선 올해도 현대건설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시공사선정이 예정된 압구정 등이 '현대건설 텃밭'인데다 한강변 고가단지 경우 포스코이앤씨 '저가수주 전략'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올해 현대건설은 도시정비부문에서 성남 중2 도시환경정비사업(6782억원)과 여의도 한양 재건축(7740억원) 시공권을 획득하며 1조4522억원 수주고를 올렸다. 여기에 6340억원 규모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수의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포스코이앤씨는 △부산촉진2-1 재개발(1조3274억원)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원) △가략미륭아파트 재건축(2238억원) △고양별빛마을 8단지(4988억원) 등 4건, 2조3321억원을 수주해 1위를 달리고 있다.사업비 1조926억원 규모 노량진1구역 수의계약도 앞두고 있다. 다만 이곳은 관할 동작구청이 시공사선정 계획 재검토와 공사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고 있어 100% 수주를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노량진1구역 시공권을 손에 쥔다는 가정 아래 상반기까지는 포스코이앤씨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가 수의계약을 통해 노량진1구역을 수주할 경우 누적수주액은 3조4247억원까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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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압구정 2~3구역 및 신반포2차 재건축, 한남4구역 재개발 등 한강변 수주전이 본격화하는 하반기부터는 판도가 뒤집힐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다.현대건설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압구정TFT'를 신설하며 강남권 한강벨트 수주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핵심목표인 '한강변 H벨트' 구축을 위해 압구정 등에 모든 가용자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오래전부터 압구정이나 신반포 등에 전사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하반기 강남권에선 현대건설 물량공세에 경쟁사들이 입찰여부를 고심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반대로 포스코이앤씨 경우 '오티에르' 브랜드로 강남권에서 승부를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여의도 한양 수주전 패배가 뼈아팠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여의도 한양 수주전은 고가 상급지내에서의 '오티에르'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며 "추후 한강변이나 강남권 사업지를 늘리려면 지금과 다른 브랜드 고급화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연초 전중선 사장으로 수장이 바뀐 포스코이앤씨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사장이 경영전략과 리스크관리에 능한 '재무통'인 만큼 무리한 수주 확대보다는 내실경영과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지속적인 공사비 인상은 추후 도시정비시장 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조합간 내홍 및 사업 지연 등으로 한강변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올하반기까지 포스코이앤씨 우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등 고가사업지는 공사비나 분담금 인상 이슈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편"이라면서도 "그렇지만 현재 같은 시장 불안정성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사업플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