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88%↑ 급등 여전 … 3월 소비자물가 3.1% 상승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이어갔다. 고(高)물가를 견인했던 과일값 급승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탓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지난 2월(3.1%)부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 2월에 이어 3월에도 사과, 배 등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과 외식 등의 서비스, 전기·가스·수도 모두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사과(88.2%), 배(87.8%), 귤(68.4%), 토마토(36.1%), 파(23.4%), 수입쇠고기(8.9%), 쌀(7.7%) 등이 많이 올랐다.  

사과 상승 폭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이며, 배 역시 조사가 시작된 1975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이다.

작황 부진과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으로 과실 물가가 2월(40.6%)에 이어 40%대 상승률을 보이며 농산물 가격(20.5%)을 끌어 올린 것으로 통계청은 판단하고 있다.

국제유가 불안에 석유류도 1.2% 상승했다. 석유류가 작년 같은 달보다 오른 것은 작년 1월(4.1%) 이후 14개월 만이다.

서비스 물가는 2.3% 오르며 전달(2.5%)보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이 중에 시내버스료(11.7%), 택시료(13.0%) 등을 포함하는 공공서비스 물가가 2.0% 올랐고 보험서비스료(17.9%), 구내식당식사비(5.1%) 등의 개인서비스 물가는 3.1% 올랐다. 

 

외식 물가는 3.4% 오르면서 전월 대비로는 0.4% 낮아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144개)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8% 올랐다.

계절이나 기상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55개) 위주의 신선식품지수는 19.5% 올라 급등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