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순익 30% 감소… 배상만 8620억 쌓아신한, KB 제쳐 일류신한 등극…리딩뱅크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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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H지수 ESL(주가연계증권) 자율 배상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실적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에 리딩금융 왕좌를 내줬고, 하나은행은 2년째 지켜온 리딩뱅크 자리를 신한은행에 넘기게 됐다. 

    또 ELS 배상을 거둬내면 금융그룹들은 여전히 핵심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 4대금융 1분기 순익, 전년동기 比 6700억↓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금융의 1분기 당기 순이익은 4조229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6% 가량 감소했다.

    신한금융의 당기 순이익이 1조3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줄었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6.2% 줄어든 1조340억원, 우리 금융은 전년 대비 9.8% 줄어든 8245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역시 당기순이익이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가량 쪼그라들었다. 

    결국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제치고 1년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했다. 두 금융지주 간 순이익 격차는 2724억원이다. 

    이는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에 따른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배상액은 KB금융이 862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2740억원), 하나금융(1799억원), 우리금융(75억원) 순이다. 4대 금융을 모두 합치면 총 배상액은 1조3234억원에 달한다.

    ELS 배상으로 은행 순위 역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년째 리딩뱅크를 지켜온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에 왕좌 타이틀을 내줬다. 

    하나은행의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8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9286억원으로 하나은행과 854억원 차이난다. 

    하나은행은 홍콩H지수 ELS 충당부채 1799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환산손실 813억원 등이 반영돼 이같이 감소했다. 

    ◇ 신한‧KB‧하나금융 비은행 실적 약진… 우리금융 뒷걸음

    ELS 배상을 제외한 금융지주 실적은 비은행을 중심으로 양호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1분기 카드와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그룹사의 손익은 491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709억원(308.3%)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드, 증권, 라이프를 비롯한 주요 그룹사의 신용카드 수수료, 증권수탁 수수료, 보험 손익 등 수수료이익 증가에 기반한 비이자이익 증가로 인해 그룹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의 경우 1분기 수수료이익 비중은 은행이 31%, 비은행이 69%로 전년 동기 대비 은행은 3.4%포인트 줄어든 반면, 비은행은 3.4%포인트 확대됐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기여도(연결기준)는 올해 1분기 22.4%로 전년 말 4.7% 대비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말 173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430억원으로 뛰었다. 

    반면 우리은행의 주요 자회사인 우리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감소했다. 우리금융캐피탈 역시 같은 기간 15.4% 줄어든 33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