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순익-투자손익 급증에 수익성 대폭 개선정종표 대표의 '전영역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 전략 주효경쟁력 제고 위한 CSM 확대…삼성화재 이어 손보 '넘버 투'"효율적 사업비 관리…높은 수익 유지 및 안정성 지속 전망"'실적 부풀리기' 회계처리 논란은 여전…신뢰성 상실 우려까지
  • ▲ 서울 강남구 소재 DB손해보험 본사. ⓒDB손해보험
    ▲ 서울 강남구 소재 DB손해보험 본사.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1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눈앞에서 놓친 연간 순익 '2조 클럽' 입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눈에 띌 정도로 급증하면서 수익성 상승을 이끌었다.

    정종표 대표의 '전영역에서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회계 불확실성을 여전히 안고 있는 만큼 신뢰성 회복을 위한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분기보고서를 보면 DB손해보험의 1분기 순이익은 58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6% 늘어난 7666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이 전년동기대비 23.4% 증가한 562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12조4439억원을 기록, 삼성화재(13조7120억원)에 이어 손해보험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확보했다.

    장기보험에서 안정적으로 장기위험손해율을 유지해 전년동기대비 28.2% 증가한 4484억원의 보험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전년동기대비 1%p 상승했지만, 사업비가 4.9% 감소해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한 942억원 보험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일반보험 손해율은 전년동기대비 3.7%p 개선된 효과로 보험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5.1% 증가한 203억원을 달성했다. 투자손익은 선박펀드에 발생한 특별배당과 주식형 FVPL 자산평가이익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55.9% 증가한 2037억원으로 집계됐다.

    안영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견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CSM은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조정 이후 조정액이 다시금 안정적으로 관리되며 순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또 업종 전체적으로 CSM 배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감소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전영역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 주효…"실적 안정성-재무건전성 지속 전망"

    DB손해보험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달성에는 올해 초 수립한 '전영역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라는 전략 방향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목표는 △채널별 핵심 경쟁력 제고를 통한 CSM 확대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 강화 △수익성 관점 계약·보상 효율 관리 강화 △사업비 효율 측면 경쟁우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사업 추진 △자산운용 전문성 강화로 구조적 이익 확대 등 4대 중점과제가 골자다.

    장기보험의 경우 CSM 증대를 위한 전략적 상품·요율·채널 운영 및 효율 관리를 통한 이익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관리 강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 안착 및 채널 균형성장 강화와 시장환경 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반보험은 손익구조 개편을 통한 선순환 성장 토대 구축 및 수익성 중심의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해외사업 확대는 정 대표가 주목하는 분야다. 자산운용은 금리 상황을 활용한 구조적 이익 확보 및 선제적·능동적 보유자산 관리를 통해 손익 변동성을 제어할 계획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정적 CSM 순증을 바탕으로 손해율이 80%를 하회하고 효율적 사업비 관리에 힘입어 높은 수익 규모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높은 실적 안정성과 재무건전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DB손해보험
    ▲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DB손해보험
    다만 지난해 한 해 동안 시달린 '실적 부풀리기' 논란은 여전하다.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첫해 DB손해보험은 해당 논란으로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 대상에 오르기까지 했다. 변동성이 클 뿐만 아니라 측정치가 과도하다는 것이었다.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의문은 지난 한 해 동안 DB손해보험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DB손해보험은 IFRS17이 도입된 이후 계속 소급법을 적용하다가 지난해 3분기 들어 전진법과 소급법의 절충안인 수정 소급법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대비 8.2% 감소한 1조2624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당 누적 실적에 전진법을 적용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누적 순이익은 이보다 22%(2804억원) 감소한 9820억원으로 뒤바뀐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았을 때 산출했던 전분기(상반기) 순이익 수준(9181억원)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연말 실적 산정에까지 회계처리 문제는 계속됐다.

    DB손해보험은 연간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인 2월까지도 공시한 1~3분기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변동폭이 큰 지난해 상반기 CSM 부문을 예로 들면, 애초 CSM은 12조6349억원이었다가 이후 가이드라인으로 12조2127억원까지 줄어들더니 최종 수정 결과 12조736억원까지 감소했다. 회계처리만으로 6000억원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이 문제는 올해에도 반복될 수 있다. 소급법에 대한 조건부 허용은 지난해까지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진법이 적용되면 실적 편차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기준 변경으로 또다시 회계처리와 관련한 수정이 반복해서 이뤄질 경우 DB손해보험의 실적에 대한 신뢰성에는 금이 갈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