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00 판매호조로 역대급 실적"블랙웰 본격 생산"…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들썩젠슨 황 "다음 성장의 물결을 준비하고 있다"삼성 관련 언급 없어 '희비'
  • ▲ 엔비디아 블랙웰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 엔비디아 블랙웰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AI(인공지능) 반도체 선두기업인 엔비디아가 지난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강력한 AI 수요를 증명했다. 2분기부터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 신제품이 본격 출하를 앞두고 있어 더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필수로 탑재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도 또 한번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엔비디아에 공급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들썩이는 반면 삼성의 HBM 공급 관련한 언급은 나오지 않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2~4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260억 4400만 달러, 영업이익은 169억 9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2%, 690% 급증했다고 밝혔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해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포함된 호퍼 그래픽 프로세서 출하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이 자사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확대하며 강력한 성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 2분기부터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인 'B200'이 매출에 반영되며 또 한번 큰 폭의 성장을 예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블랙웰 신제품이 이번 분기 출하를 시작한다"며 "여기서 상당한 매출이 나올 것이고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B200은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신제품이다. 2080억개 트랜지스터가 탑재되고 두개의 다이와 24기가바이트(GB) HBM3E(8단)이 8개나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주력 AI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HBM3E를 사실상 SK하이닉스가 대부분 공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 이후 내년까지는 HBM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찌감치 HBM3E 8단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을 확정짓고 본격 양산에 나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HBM 생산 대부분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이민희 BNK 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HBM 예상 수요량 대비 SK하이닉스 생산량은 점유율 60% 수준이 될 것"이라며 "HBM3와 HBM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해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가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엔비디아 공급을 확정지은 마이크론도 올해 HBM 생산물량이 이미 완판됐고 내년 생산분까지도 이미 대부분 배정을 마친 상태라며 HBM 사업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대비 생산능력(CAPA)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마이크론의 한계로 지적되는데, 넘쳐나는 수요를 확인한 마이크론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상향 조정하고 중장기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신규 팹 확충에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을 실행 중이다.

    이번 엔비디아 실적발표에서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 HBM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퀄테스트(품질 검증)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이 지연되면서 시장과 업계의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엔비디아가 삼성의 퀄테스트 관련 멘트나 공급 확정 여부를 간접적으로나마 언급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별다른 메시지 없이 끝나면서 삼성이 최종적으로 엔비디아 공급을 뚫지 못했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