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노사 첫 상견례타임오프제 적용 갈등접전 모색 중… 피로감 경계
  • ▲ 2022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에서 열린 파업 현장ⓒ뉴데일리DB
    ▲ 2022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에서 열린 파업 현장ⓒ뉴데일리DB
    10여년만에 돌아온 조선업 사이클로 호황을 맞은 HD현대중공업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4일 올해 임단협을 위한 첫 노사 상견례를 가진다. 지난달 28일 한차례 무산된 이후 다시 마련한 자리다. 이번 상견례에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호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위원장 등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만남은 성사됐지만, 갈 길은 멀어보인다. 임금 및 처우 개선에 앞서 타임오프제 갈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해서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정상 근무로 인정하는 제도다.

    타임오프제를 적용하면 7000여명이 가입한 현대중공업 노조가 둘 수 있는 유급 전임자는 11명이다. 현재 전임자 40명보다 29명이 적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29명을 줄이거나 무급으로 전환해야 한다.

    노조 측은 노조 무력화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 측이 타임오프제를 앞세워 노사관계를 부정하고 노골적으로 단체교섭을 기피한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자율로 교섭할 일을 정부가 개입해 노조 간부의 손발을 묶어 노조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다른 업계 선례를 근거로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기금을 만들어 우회 지원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 측은 편법 소지를 우려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고, 일부 노조 전임자에 현장 복귀 명령을 내린 상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고용부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비전임 교섭위원의 경우 교섭 당일만 근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양 측의 입장은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HD현대중공업은 1분기 9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 올해 영업익 전망치를 410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786억원 대비 130% 증가하는 규모다.

    조선업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2025년과 2026년 영업익 전망치는 9304억원, 1조310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수주 후 2~3년 뒤 인도하는 선박 특성상 현재의 호황이 수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2~3년치 일감을 받아놓은 상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 교섭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피로감이 쌓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교섭에 성실히 임해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회사가 발전하는데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