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5.25∼5.50% 유지8회 연속 동결…9월 인하 개시 시사한은, 이르면 10월 인하 가능성 유력
  •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이르면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의 9월 인하 시사에도 국내는 고환율, 가계부채, 집값 등이 한국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데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위험 요인이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9월 이후 금리를 한 두차례 낮추면 한은도 이에 맞춰 10월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낮출 것이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美 연준, 기준금리 8회 연속 동결…”이르면 9월 금리 인하 논의”

    1일 금융권에 따르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열어 기존 5.25~5.5%였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8회 연속 동결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격차도 2.0%포인트로 유지됐다.

    이번 연준 회의의 주요 관심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어떻게 제시하는가였다. 

    FOMC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최근 몇 달간 FOMC의 2% 물가 목표를 향한 일부 추가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앞서 "높다"고만 표현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표현 강도가 수정된 것으로,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간담회를 통해 9월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조건들이 충족되면 이르면 다음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며 "경제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지만, 시장에서는 예상대로 오는 9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이에 대다수 IB(투자은행)들도 9월 첫 번째 금리인하를 전망한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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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집값·가계부채 등 발목…10월 인하 가능성 높아

    미국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가운데 한은이 이르면 10월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물가도 석 달 연속 2%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1300원 후반대의 고환율과 수도권 집값 폭등 등이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뛰며 직전 주(0.0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서울은 0.3% 오르면서 18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25일 기준 557조4116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달 들어서만 5조2600억원 급증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5조원 이상의 월간 증가폭을 기록 중이다. 

    한은은 정부가 이달 발표 예정인 부동산 종합 대책과 효과를 지켜본 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이다. 규제가 시행된 이후 가계부채, 부동산 등이 다소 진정되는지 분석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우선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당장 미국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낮추기를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가계부채 하향안정화 기조를 확고하게 유지하겠다”며 “시중 유동성과 가계대출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 시 추가적인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분명한 건 9월 금리 인하 개시에 대한 의심은 더욱 약화됐다는 점이며, 금리 인하 횟수 증대에 관심이 모아졌다는 것”이라며 “실제 민간소비 둔화가 확인된 2분기 한국 GDP(국내총생산) 결과를 보면 한은도 금리 인하전환 준비에 들어갈 수 있으며, 8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