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고 조석래 명예회장 유산 상속공익재단 설립 동의 얻어… 형제 간 화해 기대감 확산독립경영 완성하려면 조 전 부사장 지분 정리 필수"기자간담회 기점으로 조 전 부사장이 여론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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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무드가 조성된 효성가(家) '형제의 난'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효성가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 대한 지분 상속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업계에선 형제 간 화해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다만, 화해 진정성에 대한 의문과 현재진행형인 '강요미수' 공판 등이 향후 형제의 난 종결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중공업은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계열사 지분이 고인의 유언에 따라 조 전 부사장에게 이전됐다고 각각 공시했다.조 전 부사장의 상속 지분은 ▲효성티앤씨 14만5719주(3.37%) ▲효성화학 4만7851주(1.26%) ▲효성중공업 13만9868주(1.50%)로, 30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 시 총 859억원 규모다.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속재산 전액을 공익재단에 출연,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때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 공익재단 설립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공동상속인 동의 시 상속세를 면제 받을 수 있어서다.이어 지난달 15일 입장문을 통해 형제들이 공익재단 설립에 최종 동의함을 알리고 "가족 간 화해의 물꼬를 트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형제 갈등이 종식될 것이라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내비친 화해 의사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효성 측은 조 전 부사장이 가족 간 직접적 소통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점과 언론을 통한 일방적 의사 전달을 이어간다는 점 등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사회환원'이라는 키워드를 언론에 노출하며 향후 지분 정리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효성그룹이 독립 경영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조 전 부사장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 정리가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을 ▲상장회사 3% 미만 ▲비상장사 10% 미만(동일인) 혹은 15% 미만(독립경영친족)으로 유지하는 것이 요건이기 때문이다.현재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비상장 계열사 지분은 ▲동륭실업(80%) ▲더클래스효성(3.48%) ▲신동진(10%) ▲효성티앤에스(14.13%)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10%) ▲효성토요타(20%)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재계 관계자는 "기자간담회를 기점으로 조 전 부사장이 여론을 주도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효성 입장에선 불편할만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그간의 행보가 순수하게 가족 간 화해의 의도만을 담고 있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조 전 부사장이) 보유 중인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효성 측이 고가에 매입해주길 바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향후 세부 쟁점 관련 협상 과정에서 갈등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끝나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의 강요미수 공판도 변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22년 조 회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지난 7월 15일 열린 9차 공판은 조 전 부사장의 기자간담회 이후 열린 첫 공판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형제들의 위법행위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이후 공익재단 설립 동의 등으로 형제 갈등의 양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다음 공판은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