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히트곡 '역주행' 시키는 플랫폼의 힘, 음악 산업에도 변화 불러와"발매 18개월 이상 된 '카탈로그' 트랙의 부활"… '발견'과 '공유'가 핵심음악 산업의 수익 모델 다변화, 지속적으로 소비되며 새로운 가치 창출 효과"오디언스와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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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내에서 흘러간 옛 노래들이 새생명을 얻는 독특한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기존 음악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오고 있다. 지상파 TV 방송이나 라디오에서 자주 나오는 '요즘 히트곡'보다, Z세대들이 '발견'한 옛 음악이 더욱 큰 영향력과 파급력을 갖게 된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Z세대(1990년대 중·후반생부터 2010년대 초반생)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틱톡에서는 옛날 히트곡을 배경 음악으로 한 챌린지와 동영상들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카탈로그(catalog, 발매된지 18개월 이상 된 음악)' 트랙의 부활을 촉진하고 있다.

    틱톡커 메건 차칼로스(Megan Chacalos)는 지난 1989년 메가 히트를 기록한 팝가수 마돈나(Madonna)의 'Like a Prayer'를 배경으로 자신이 겪었던 '올리브 오일'과 관련한 스토리를 우스꽝스럽고 드라마틱하게 재연하는 영상을 공유해 틱톡에서만 2300만 건의 조회수와 34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마돈나의 곡은 틱톡에서 극적이면서도 웃긴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새롭게 주목 받았다. (틱톡 영상 보기)

    심플 플랜(Simple Plan)의 2002년 데뷔곡인 'I’m Just a Kid'는 아빠와 딸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담은 영상(틱톡 영상 보기)의 대표적인 곡이 됐고, 세이드(Sade)의 1984년 히트곡인 'Smooth Operator'는 페이스 타임(영상통화)을 할 때 바뀌는 얼굴 표정을 코믹하게 보여주는 영상(틱톡 영상 보기)의 배경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지난해에는 2003년 발매 된 이효리의 '텐미닛'이 틱톡 챌린지 덕분에 역주행하는 이변을 불러 일으켰다. 팔로워 2000만 명을 보유한 유명 틱톡커가 '텐미닛' 음악에 맞춰 메이크업 챌린지를 선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틱톡에서는 '10 minutes challenge', '10 minutes 챌린지', '10 minutes 메이크업'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이효리의 '텐미닛'을 배경으로 올린 영상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4월 '텐미닛' 음원은 한 달간 틱톡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스포티파이 글로벌 데일리 바이럴 차트 11위, 써클차트, 유튜브 등 국내 소셜차트에서도 2위로 올라서는 등 발매 20년 만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틱톡 플랫폼에서 새로운 세대에 의해 발견된 옛 노래들이 다시 한 번 새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제이 길버트(Jay Gilbert) 레이블 로직(Label Logic) 공동 창립자 겸 디지털 전략 책임자는 "'발견'은 신구 아티스트 모두에게 핵심적인 요소"라며 "발견이야말로 틱톡을 비롯한 다른 소셜 미디어들이 풍부하게 제공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매된 지 18개월 이상을 의미하는 카탈로그 음악은 전체 음악 비즈니스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젊은 세대는 항상 카탈로그 트랙을 발견해왔다. 매년 연간 음반 판매량과 스트리밍 수치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틱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로 인해 발견이) 훨씬 쉬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Z세대들은 지상파 TV나 라디오가 아닌, 틱톡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노래를 더 쉽게 '발견'하고 더 널리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틱톡 등을 통해 새로운 세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바이럴 된 옛 히트곡들은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 등의 음악 플랫폼에서 재조명되면서 음악 산업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음원 수익도 만들어내는 등 수익 모델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카탈로그' 트랙이 단순히 과거의 유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들이 곡의 특정 파트를 클립화하거나 리믹스해서 콘텐츠에 활용하는 트렌드는 음악의 창작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숏츠'와 '챌린지'를 위한 맞춤형 곡들이 대표적인 예다. 유튜브 구독자 수 173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랄랄은 저작권 문제 없이 자신의 영상 콘텐츠에 편하게 쓸 수 있는 음원을 직접 제작한 것을 계기로 꾸준히 음원을 발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캐릭터 '이명화' 이름으로 트로트 음원 '진짜배기'를 선보이는 등 콘텐츠와 챌린지를 위한 음악을 계속해서 창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높은 음원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길버트는 '히트곡을 쓰면 한순간 주목 받지만, 관객(audience)을 구축하면 평생의 커리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 가수 키스 어반(Keith Urban)의 말을 인용하면서 "틱톡이든 유튜브 숏츠(shorts)든, 인스타그램 릴스(Reels)든 플랫폼에 상관없이 관객에게 다가가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