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 미국의 인기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50주년 기념 방송서 최초의 코미디 광고 선봬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인 '모이스트(Moist)'로 웃음 유발단어에 대한 거부감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 역발상 전략 눈길라이언 레이놀즈가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맥시멈 에포트(Maximum Effort)'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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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Unilever) 산하 뷰티 브랜드 도브(Dove)가 68년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코미디 광고를 선보였다. 도브는 새롭게 선보이는 바디워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기존 도브 광고가 추구해 온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내려두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새로운 콘셉트의 광고에 도전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도브는 미국의 인기 쇼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50주년 기념 방송에서 최초의 코미디 광고인 'MOISTurizing(모이스처라이징)'을 선보였다.이 광고는 도브의 신제품인 '딥 모이스처 바디 워시(Deep Moisture Body Wash)' 론칭 캠페인으로, 해당 제품을 미리 테스트하고 신규 캠페인에 대한 의견을 줄 소비자들을 모은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테마로 제작됐다.30초 분량의 광고는 도브의 신제품 FGI에 참여한 여성 소비자 4명을 사무실로 초청해 의견을 듣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딥 모이스처 바디 워시'를 직접 사용한 후기를 들려주며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이후 도브는 이들에게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보여주고 의견을 묻는다. 신규 광고 캠페인은 도브 신제품의 이름과 함께 제품의 촉촉함을 강조하는 'So Moist(매우 촉촉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제품 마스코트의 이름 또한 '미세스 모이스트(Mrs. Moist)'로 정했다.그러나 이를 본 소비자들은 일순간 얼굴을 찡그리며 "No(안돼요)"를 동시에 외친다. 도브 측 관계자가 'Moist' 단어가 반복되는 CM송을 부르자, 여성 소비자들은 "제발 멈추세요", "(이 캠페인을) 폐기하세요"라고 말하며 광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현한다.도브 관계자는 "어떤 부분을요? 'Moist' 이 부분요?"라고 묻고, 소비자들은 격하게 공감하며 "네. 정확히 그 단어요", "제발 그 단어만은 쓰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다시 한 번 광고 문구에 불쾌함을 드러낸다. 도브는 계속해서 'moist'를 강조하고, 소비자들은 점점 더 불쾌하고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 큰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 도브는 "다행히도, 그건 농담이에요"라고 말하며 광고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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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브의 'MOISTurizing' 캠페인. ©도브
이 광고는 영어권에서 가장 불쾌한 단어 중 하나로 꼽히는 'moist'라는 단어를 정면으로 내세우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전략을 택했다. 'moist'의 사전적 의미는 '촉촉한', '습기 있는'이라는 중립적 뜻이지만, 특정 맥락에서 신체의 체액이나 땀, 침, 혹은 배설물 등을 일컫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단어로 꼽힌다.오벌린 칼리지(Oberlin College)의 폴 티보도(Paul Thibodeau) 심리학 교수는 "moist라는 단어는 기존의 언어 심리학적 카테고리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 단어는 금기어나 욕설도 아니지만, 강한 혐오 반응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지난 2012년 미국의 저명한 잡지 더 뉴요커(The New Yorker)가 '영어에서 가장 없애버리고 싶은 단어'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moist'가 가장 많이 지목됐으며, 현재까지도 'moist'에 대한 언어 혐오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도브는 'moist'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을 오히려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이자 강력한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 역발상 전략을 취했다. 제품의 특징인 'MOISTurizing(보습효과)'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에 대한 장점을 설명하는 대신, 'moist'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면서 브랜드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도발적이면서 용감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였다.특히 수십 년간 지속해 온 '리얼 뷰티(Real Beauty)' 캠페인을 통해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감성적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 온 도브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취하며 브랜드의 유연성과 크리에이티비티를 새롭게 부각했다. 또한 대담한 풍자와 코미디, 조롱 등으로 유명한 SNL의 50주년 기념 방송에 맞춰 광고를 집행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유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고, 광고 속 유머를 배가시키는 효과도 누렸다.도브 최초의 코미디 광고는 마케팅 업계에서 유머 광고의 대가로 알려진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의 광고 회사 맥시멈 에포트(Maximum Effort)가 대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