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여의도서 IPO 기자간담회 개최고평가·구주매출 논란 속 흥행 여부 관심↑“미국발 불확실성,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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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한신 기자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재편기의 불확실성은 DN솔루션즈에겐 오히려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입니다. 반세기 동안 누적한 회사의 기술력과 글로벌 체질을 기반으로 혁신적이고 적극적인 경영·투자를 통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DN솔루션즈는 지난 2022년 DN그룹이 MBK파트너스로부터 인수한 글로벌 3위, 국내 1위 공작기계(Machine Tool) 제조사로 하드웨어 솔루션과 공장 자동화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회사의 첨단 제조 솔루션의 생태계는 공작기계를 중심으로 그와 연결된 자동화 솔루션, 제조 공정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전반으로 구성된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단품 공작기계 자체를 ‘스마트 머신’으로 진화시키고 자동화 솔루션 및 전체 장비를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협동로봇·AMR(자율이동로봇) 등 각종 로보틱스,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도 맞춤형으로 활용하고 있다.이달 초에는 금속 레이저 파우더 베드 퓨전(Laser Powder Bed Fusion, LPBF) 기술 기반의 신기종 DLX를 선보이며 적층제조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김 대표는 “이미 대한민국 해군, 육군에 적층 제조 기술을 적용한 공작기계 장비를 공급하며 적층제조의 미래를 착실히 준비해왔다”고 말했다.회사의 글로벌 공작기계 점유율은 지난 2020년 6%에서 2023년 8%로 증가세다. 향후 미국 시카고, 독일 도르마겐 같은 글로벌 테크니컬 센터를 신설·확대하고 인도 벵갈루루 신공장·연구소 신설 등을 통해 글로벌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DN솔루션즈는 미국 공작기계 산업의 메카인 시카고에 현지 기술 지원, 교육, 솔루션 개발 등을 담당할 테크니컬 센터도 마련했다. 특히 CTC 내 조직은 미국 우주·항공 산업의 첨단 기술적 요구를 충족하는 CoE(Center of Excellence) 조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DN솔루션즈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지리적 확장뿐 아니라 사업 영역에서의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회사는 혁신 기술 기업에 대한 전략적 협력과 지분 투자를 늘리며 공작기계를 넘어 오토메이션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앞서 지난 2023년 독일의 공작기계용 CAD·CAM 소프트웨어 개발사 모듈웍스, 지난해 한국·미국 기반의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카본블랙, 지난 3월 한국 로봇 자동화 기업 뉴로메카, 인도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 기업 인텍 등에 차례로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DN솔루션즈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탈세계화 과정에서 저마다의 금속 제조업 생산 라인을 재편하기 위해서는 머시닝센터의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김 대표도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을 기회로 전환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DN솔루션즈는 딜러쉽 기반의 판매 체계를 갖춰 관세 금액 측면에서 대부분 직영으로 운영하는 일본 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에 있다”며 “재고도 약 4.5개월치를 쌓아둬 미국 시장 납기 대응력이 가장 뛰어난 데다 캐나다·멕시코 지역에서는 직접 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가격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또 “단일 국가 기준 공작기계 시장의 가장 큰 수요처는 미국이지만, 미국 내에는 대부분 수입회사만 있기 때문에 50% 이상의 제조 컴포넌트를 중국에서 수입해 온다”며 “현재 미국의 대중 관세율이 높은 만큼 DN솔루션즈는 1년 내 미국에 생산 센터를 구축을 위한 스터디도 병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최근 국내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월초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IPO 시장이 다시금 북적이기 시작했다”며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달바글로벌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기업들의 수요예측·공모청약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최근 기계·장비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도 나쁘지 않다. 실제 ‘KRX 기계장비’ 지수는 이달 들어 24일까지 10.85% 상승했는데, 이는 수익률 기준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KRX 유틸리티(13.74%)’, ‘KRX 초소형 TMI(13.44%)’에 이은 3위로 같은 기간 코스피(1.66%)와 코스닥(7.91%) 지수 수익률 대비로도 크게 오버퍼폼한다.다만, 고평가 논란과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흥행에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앞서 DN솔루션즈는 지난해 프리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2조600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회사의 지난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2조1022억원, 영업익 4362억원, 당기순익 3204억원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이 평가된 것이다.하지만, 이때와 비교해 DN솔루션즈의 실적은 감소했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1120억원, 영업익과 순익은 각각 4104억원, 299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0.46% 증가했지만, 영업익과 순익이 5.9%, 6.6%씩 줄어들었다. DN솔루션즈가 이번 IPO에서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6만5000~8만9700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조1039억~5조6634억원에 달해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비교 회사의 경우 DMG모리, 오쿠마, 화낙, LS일렉트릭 등 4곳으로 최근 주가가 내림세를 타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LS일렉트릭의 주가는 이달 들어 24일까지 2.34% 상승했지만, 일본의 화낙과 오쿠마는 각각 12.76%, 8.36% 하락했다. 또한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제조사, 화낙은 산업용 로봇 업체로 비교그룹 선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DN솔루션즈 관계자는 “비교 회사는 단순 공작기계 제조사가 아닌 글로벌 공작기계부터 스마트 팩토리, 공장 자동화 사업(산업용 로봇·소프트웨어&컨트롤·자동화 솔루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로 선정했다”며 “DN솔루션즈는 전기차, 반도체, 항공, 우주, 방산, 에너지, 조선 등 최첨단 수요 산업을 분야별로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이 점이 회사가 갖고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높은 구주매출 비중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DN솔루션즈가 이번에 공모하는 총공모 주식 수 1753만7000주 중 신주 모집은 757만6594주(43.2%), 구주매출은 966만406주(56.8%)다. 구주매출은 DN오토모티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들고 있는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것이다. 통상 구주매출은 회사로 공모 자금이 들어가지 않고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 투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N솔루션즈의 프리IPO 지분 물량 수준이 낮고 보호예수 기간 설정분도 낮은 배경은 상환전환우선주 등 권리행사 후 구주매출로 차익 실현하는 FI 투자자 증가의 영향”이라며 “구주매출 증가의 신주발행 감소 측면, 수익률 보전을 위한 IPO 콜옵션 조항 유인의 공모가 고평가는 일반 투자자의 범용적 공모 기회와 가격발견 기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그럼에도 시장에서는 DN솔루션즈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미국의 행동주의펀드 블루오르카캐피털은 “DN솔루션즈는 업계 최고 수준의 마진, 안정적인 수요, 평균 판매가격의 증가가 IPO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재 DN솔루션즈는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 마진을 기록하고 있으며 판매가격 개선, 수주잔고 증가, 수익성 개선을 진행 중으로 순수한 공작기계 생산업체로만 평가하고 최고 수준의 마진을 달성 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작기계 부문의 선도적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장사들과 같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N솔루션즈는 동사는 업계 최대 수준의 450여개 제품 라인업, 폭넓은 고객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글로벌 66개국 145개 판매망을 기반으로 균형 잡힌 지역별 매출 구성·다각화된 전방산업을 기반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유했다”며 “공작기계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다현테크, 인텍 인수와 부산, 창원, 인도 공장을 내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예정이며 자동화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뉴로메카, 모듈웍스, 카본블랙에 지분을 투자했고 사업 확대를 위한 글로벌 R&D 네트워크·물류센터도 확대·구축 예정”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