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정시 성과급·보수 통제 강화로 직원 불안 고조"정치 외풍에 감독 흔들린다"… 노조 성명까지 반발 확산고액 연봉·막강 권한 지키려는 몽니 부리기 비판도투명성 강화냐 감독력 약화냐…금감원 공공기관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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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이 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내부에서는 '독립성 훼손과 인력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외부에서는 고액 연봉과 막강한 권한을 누려온 '신의 직장'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몽니'에 불과하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금감원을 둘러싼 논란은 '독립성 대 몽니' 구도로 번지고 있다.

    ◆ 기타공공기관 유력… 정원·예산도 통제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소관인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금감원·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논의한다. 공운위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이후 각 기관의 운영 방식, 재원 구조, 감독 효율성 등을 종합 검토한 뒤 판단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으로 나뉜다. 자체 수입 비율이 50% 이하인 경우 공기업·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된다. 금융회사 감독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금감원은 과거 2007년과 마찬가지로 '기타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예산·인사·경영공시 전반이 정부 통제 아래 놓인다. 정원을 늘리거나 조직을 개편하려면 공운위 협의가 필수적이며, 인력·예산 감축 지침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 경영공시 결과는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공공기관 알리오' 시스템에 공개된다. 

    특히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인건비 상한선, 성과급 지급, 연봉 인상률까지 공운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금융위 통제 하에 자율성을 유지해왔으나, 지정 이후에는 기재부가 주도하는 경영평가 결과가 임금에 직접 반영된다.
  • ▲ 금융감독체계 개편 반대하는 금감원 노조 ⓒ연합
    ▲ 금융감독체계 개편 반대하는 금감원 노조 ⓒ연합
    ◆ "보수·성과급 직격탄", "감독 독립성 훼손" 내부 불안 확산

    금감원 내부에서는 곧장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0년간 공무원보다 급여 인상률을 1%포인트 낮게 적용한 결과 금융권 평균과의 격차가 커졌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금감원 직원 1인 평균 연소득은 1억 851만원(상여 포함)으로, 지난해 1억 1061만원에서 감소했다.

    은행권 대비 수천만원 낮은 현실에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임금 억제 압박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성과급이 줄어들고 인건비 통제가 강화되면 우수 인재 유치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토로한다. 

    또한 예산·정원·조직 개편 등 핵심 권한이 정부 통제 아래로 들어가면서 금융시장 감독의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소원 분리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 소속 약 500명이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사 승계를 거쳐야하는 점도 반발이 나온다. 

    금감원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700여명은 이날 금감원 1층 로비에서 검은 옷을 입고 공공기관 지정 철회 등을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금감원 노조 역시 "감독 독립성을 침해하는 어떤 시도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금융감독 정책은 정치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며 “공공기관 지정은 결국 정책적 판단이 아닌 평가 대응에 급급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신의 직장 지키려는 자기모순 비판도

    반면 외부에서는 금감원의 반발을 곱게 보지 않는다. 금감원 직원의 1인 평균 연봉은 웬만한 공공기관은 물론, 일부 금융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채용 경쟁률도 수십 대 일을 기록해 말 그대로 '신의 직장'으로 불려왔다.

    정부 역시 투명성과 책임성을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 필요성을 강조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감원은 사실상 정부 위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운영비의 절반 이상이 금융회사 분담금에 의존하는 만큼 공공기관으로서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도 금감원이 이미 높은 보수와 권한을 가진 상황에서 더 이상 예외적 지위를 고수해선 안 된다고 본다. '금융사 검사·제재 권한'을 앞세워 시장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만큼, 공공기관 지정이 뒤늦게나마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학계 교수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체제는 불편하겠지만, 경영·인사·재무에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금감원이 시장에 신뢰를 주려면 독립성보다 투명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