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수지 135억달러 흑자, 역대 2위 규모 … 29개월 연속 흑자반도체 호황에 자동차·선박 선전, 누적 수치도 사상 최대치 경신 임박운송·지재권 서비스수지는 부담 … 10월 일수 영향으로 숨 고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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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상수지가 9월 134억 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달성했다. 29개월 연속 흑자라는 기세도 이어가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흑자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수출 회복을 주도한 가운데, 자동차·선박까지 고른 성장을 보이며 전체 수출 엔진을 다시 가동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9월 상품수지는 142억 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142억 7000만달러)에 이어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글로벌 IT 수요 반등 속에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2% 늘었고, 자동차(14%), 선박(24%)도 동반 성장하며 제조업 수출을 끌어올렸다.

    통관 기준으로 9월 수출은 659억 3000만달러로 12.6% 증가했다. 수입은 원자재·자본재 수입 확대에 힘입어 8.2% 늘어난 564억 달러였다. 특히 수출 지역이 동남아 집중에서 벗어나 EU·일본 등으로 다변화되는 흐름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서비스수지 부진은 경상수지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9월 서비스수지는 33억 2000만달러 적자로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됐다. 운송수지의 경우 해상운임 하락으로 5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해외 기술 사용 로열티 지급 증가로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도 적자가 심화됐다. 여행·기타서비스 수지도 모두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 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배당·이자 수입이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누적된 순대외자산(NFA)에서 발생하는 투자소득이 경상수지 흐름을 지탱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계정 순자산도 129억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주식 투자가 85억 달러 늘며 강세를 보였고, 채권 투자도 확대됐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는 90억 8000만달러 증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10월에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돼 경상수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해외투자 확대 속 민간 중심의 순대외자산 구조 전환이 외환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10월은 추석 연휴로 조업 일수가 줄어 무역수지 흑자 규모와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9월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1~12월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본원소득수지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다시 양호한 흐름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