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탄소 감축 최대 61% 강행 … 주변국에 비해 큰 부담배출권 축소·전기료 인상 우려 … 산업계 "성장동력 상실"환경·노동·세금 거센 압박에 투자·고용·경쟁력 모두 위기
  • ▲ 서산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연합뉴스
    ▲ 서산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고질적인 내수침체에 빠진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친노동 정책에 이어 강도 높은 환경 규제까지 기업에 부과하면서 성장 동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용 유연성 축소와 법인세 인상에 이어 탄소 감축 부담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산업 경쟁력은 약화되는 악순환에 직면하고 있다.

    1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7억4230만t) 대비 53~61% 감축하는 안과 제4차 배출권 계획기간(2026~2030년) 할당 계획을 확정했다. 전날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의결안을 그대로 받은 것이다.

    우선 산업계로선 이번 2035 NDC 목표치 자체가 당혹스럽단 입장이다. 앞서 산업계는 인프라 부족과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며 48% 수준의 낮은 목표를 요구했으나, 당정은 2018년 대비 최대 61%를 감축하는 안을 고수했다.

    주변 국가와 비교해 보면 중국은 '고점 대비 7~10%' 감축 목표를 예고했고, 일본은 2013년 대비 60% 감축 목표를 제출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1990년 대비 각각 78%, 66.25~72.5% 감축 목표를 제시했지만, 비교군이 20세기에 머무른 데 그쳤다.

    NDC가 국가 단위의 감축 목표라면, 배출권 할당계획은 기업별 NDC 할당량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4차 배출권 계획기간의 탄소배출허용총량을 3기(2021~2025년)보다 16.2% 줄어든 25억4000만t으로 정했다. 

    지난 3차 계획에선 초기엔 감축량을 낮춰 잡고, 후반 이후 감축 폭을 키울 수 있도록 '곡선형' 경로를 선택했지만 이번엔 '직선형'을 택했다. 곡선형을 고수할 경우 2030년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라지만, 기업들은 초기부터 배출권 확보에 나서야 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에 무료로 나눠주는 탄소배출권 무상할당량은 21억t, 직접 시장에서 매입해야 하는 유상할당은 2억6000만t으로 정해지면서 3기와 비교하면 무상할당 비중이 96%에서 89%까지 낮아졌다.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은 10%에서 2030년 50%까지 상향 제시하면서 발전단가 상승으로 전기요금 급증 우려마저 제기된다.

    특히 발전사 입장에선 필요할 경우 탄소배출권을 시장에서 매입해 사용해야 하는데 이번 NDC 목표치와 제4차 배출권 계획에 따라 시장에 풀리는 배출권 양 자체가 줄어들면서 같은 양이더라도 구매액은 이전보다 더 높아져 전기료 상승의 즉각적인 요인이 된다. 

    이미 기업들은 내수침체와 노동 유연성 축소, 법인세 상향 조정 등으로 경영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주4.5일제, 정년 65세 추진 등 노동 정책은 고용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환경 규제는 설비 투자와 배출권 구매 등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일본은 같은 날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 등 전략 산업에 대해 대기업에도 법인세 감면을 적용하는 과감한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과는 정반대의 정책 기조로, 산업계는 우리 정부가 현실을 외면한 '이념 드라이브'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선 위기의 한국 경제가 내수침체·노동 유연성 축소·환경 규제란 삼중고를 떠안게 되면서 투자 감소, 고용 위기, 소비 감소 등 악순환에 빠져 그나마 남아있던 성장동력마저 잃게 될지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우리 경제는 이가 다 빠져 잇몸으로 버티는 실정인데, 정부는 탄소 감축 수단도 제시하지 않은 채 NDC 목표를 급격히 올렸다"며 "주변국과 비교해 보더라도 높은 목표치는 우리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