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가격 안정·SMP 하락·산업용 요금 인상 효과 실적 견인 누적 적자 48조원·부채비율 400%…연간 이자만 4.3조원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논란, 전력망 113조 재원 마련 과제"고강도 자구 노력과 다각적인 재원 조달 방안 마련할 것"
  • ▲ 한전 본사 전경. (사진=한전)
    ▲ 한전 본사 전경. (사진=한전)
    한국전력이 2025년 연결 기준 13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경신했다. 국제 연료가격 안정과 전력도매가격(SMP) 하락, 2022년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매년 가파르게 인상된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한전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200조원이 넘는 부채와 48조원대 누적 적자 상태를 벗어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계기로 산업용 전기요금 과다 인상 논란이 재부상할 수도 있다.

    한전은 2025년 결산 결과 연결 기준 매출액 97조4345억원, 영업비용 83조9097억원, 영업이익은 13조524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024년(8조3647억원) 대비 5조1601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액 95조5362억원, 영업비용 86조996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조 3733억원 증가한 8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한전의 수익성 개선 배경에는 국제 연료가격 안정세에 전력시장가격(SMP)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또 2022년 이후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우선 전기판매수익을 보면 판매량이 0.1% 감소했지만,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4.6% 상승해 전기판매수익이 4조1148억원 증가했다.

    연료비의 경우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자회사 발전량 감소와 연료가격 하락으로 3조1014억원 감소했고, 민간발전사 구입전력비는 SMP 하락 등으로 6072억원 감소했다.

    기타 영업비용 항목에서는 자회사 해외사업비용이 1조4161억원 증가하고, 발전 및 송배전 설비 자산 증가에 따라 감가상각비 및 수선유지비가 6528억원 증가하는 등 2조5841억원 증가했다.

    이와 함께 한전과 자회사는 재정건전화 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해 영업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한전은 비용절감을 위해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시행,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탄력운영 등으로 1조3000억원의 구입전력비를 절감했다. 아울러 AI 활용 자산관리시스템(AMS) 고도화로 설비 유지보수를 효율화하고, 최적 설계를 통한 공사비용 절감을 통해 사업비 등 9000억원을 절감했다.

    건설사업 공정 관리 및 투자사업 시기 조정 등 사업조정을 통해 5000억원을 절감했고, 영업제도 개선(시설부담금 현실화),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9000억원의 전기요금 외 수익을 창출했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재무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현재 약 48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말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6조원을 넘어섰고, 차입금은 130조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다. 하루 이자비용만 119억원에 달해 연간 이자비용으로 약 4조3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뼈를 깎는 재무 구조 개선을 하지 않은 채 방치할 경우 국제 유가가 다시 반등할 때 수익성이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에 따르면 한전은 송배전 설비에 약 11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막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선 재무 구조 개선이 필수다.
  •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뉴시스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뉴시스
    한전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차입금 이자지급과 원금상환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회복에 힘쓰고 있다"며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전력 수요 증가에 충실히 대응하기 위해 미래 투자에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또 "매년 10조원 규모로 송배전망에 투자하는 등 20조원 이상의 추가자금 소요가 발생하고 있어 여전히 재무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구입전력비 절감을 위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고강도 자구 노력을 추진하고, 다각적인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계의 전기 요금 인하 압박도 한전의 향후 실적의 변수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이후 7차례 인상됐다. 누적 인상 폭은 약 70%에 달한다. 특히 2023년 11월과 2024년 10월에는 주택용 요금은 동결한 채 산업용 요금만 인상됐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 전기요금 판매단가는 kWh당 181.9원으로 주택용(159.0원)보다 비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보다 비싼 국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산업계는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한전은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 개편, 지역별 요금 도입 등 산업계 부담을 고려한 합리적인 요금체계 개편 추진을 검토하고, 재생 에너지 연계 및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국가 전력망 적기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