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촉발 '영업이익 N%' 요구, 기아·HD현대重·카카오까지 확산산업부, 자본시장법·상법 개정 검토… 시행령으로 선제 도입도 병행김정관 장관 "손실 감수한 투자자 관점 빠져… 제도적 보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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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일 서울 현대차그룹 본사에 모여 집회릉 열고 있는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금속노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논란이 자동차·조선업계 등으로 확산하자 정부가 성과급 결정 구조 자체를 손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때 이사회의 사전 심의와 주주총회 의결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성과급 문제를 단순한 노사 협상 사안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 배분과 지배구조 문제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2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대규모 성과급 지급 과정에 이사회 검토와 주주총회 의결 절차를 도입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 개정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한편,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우선 도입할 수 있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재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지급' 요구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사상 최대 실적을 근거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같은 요구는 최근 기아, HD현대중공업, 카카오 등 다른 업종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산업부는 이 과정에서 성과급 논쟁이 기존 임금 협상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근로의 대가인 임금과 달리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성과급은 기업 이익의 배분 방식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판단이다.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임금성이 없는 성과급은 근로조건과는 구분되는 영역"이라며 "일정 규모 이상의 성과급은 이사회가 사전에 검토하고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는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투자자와 주주의 권리다. 현재 성과급은 대부분 노사 협상을 통해 결정되지만 영업이익 자체를 기준으로 한 성과급 요구가 확대될 경우 정작 기업에 자본을 투자한 주주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이다.산업부 내부에서는 영업이익 배분에 사실상 참여하는 성격의 성과급이라면 최소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차원의 견제와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산업부는 최근 노동 분야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잇따라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이익과 관련해 경영진과 노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 사람도 있다"며 "투자자의 관점이 논의에서 빠져 있는 부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대통령실도 현재 상황을 기존 노사관계의 연장선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관훈토론회에서 "원래 노사는 임금을 기본으로 협상하는데 지금은 성과급 비중이 훨씬 커진 상황"이라며 "성과급이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부는 우선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법률 개정과 시행령 개정 가능성을 동시에 검토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상법 개정보다는 상장사를 중심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금융위원회,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과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재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히 성과급 지급 기준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노사 간 협상 테이블에서 다뤄졌던 성과급 문제가 앞으로는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참여하는 경영 의사결정 영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쟁은 이제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기업 이익을 누가, 어떤 절차로 배분할 것인가'라는 지배구조 논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주주총회 의결 의무화 방안이 실제 제도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성과급 체계와 노사관계, 주주 권한 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