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공백' 깬 해수부, '정통관료' 황종우 후보자 두고 기대와 우려북극항로 선도·해양수도권 육성 ·해양 공공기관 이전 등 과제 산적 HMM·공공기관 이전 노조 반발에 중동 사태까지 리스크 관리 시험대
  • ▲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해양수도 부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로 등판한 황종우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앞날이 기대와 우려로 교차하고 있다. 정부의 '해양수도권' 구상을 완성할 적임자로 꼽히는 그는 취임 전부터 HMM 노조의 강한 반발과 법적 대응 예고라는 '내우(內憂)'는 물론,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라는 '외환(外患)'을 동시에 맞닥뜨렸다. 81일 만에 재가동된 해수부의 리더십이 이 복합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관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다.

    황 후보자는 부산 출신의 해양·항만 정책통으로 해수부에서 대변인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정통관료다. 2003년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맡아 탁월한 필력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부속실에 몸 담았다.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산비서관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부처 내부 사정에 밝고 27년의 해양·항만 정책을 다뤄온 경험을 갖춘 만큼, 해양수산 분야의 복합적 갈등과 현안을 해결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 후보자는 지난 3일 부산항만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길에서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고 부산을 해양수도로, 울산과 경남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리더십 공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던 핵심 과제들에 다시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향후 해양 수도권 육성을 위해 민관이 협력하는 해양수산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는 구상도 밝혔다. 황 후보자는 "해양 수도 전략과 해양산업 경쟁력 사이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넘어야 할 고비도 적지 않다. 해수부 부산 시대 개막과 맞물려 갈등을 빚고 있는 HMM 등 해운기업과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 문제가 대표적이다. HMM 매각의 선결 조건인 본사 부산 이전은 노조의 반대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HMM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입장 조율과 노조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황 후보자는 "해양 수도 전략과 해양 산업 경쟁력 전략이 영향력을 미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그런 큰 틀 안에서 공공기관 이전 문제나 HMM 이전이 다뤄지고 또 이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HMM 육상노동조합(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HMM지부)은 입장문을 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기업 경쟁력 강화보다 정치적 목적을 우선한 본사 이전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해운산업 경쟁력과 노동자 생존권을 짓밟는 정치논리와 강제 이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다음달 총파업 결의와 함께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부산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의 노조 역시 반발 기류다.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고 공식적 협의 채널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갈등이 본격화할 경우 이전 논의는 물론 정부의 해양수도권 구상 전반에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 후보자는 "충분히 논의하면서 서로 이해도 하고 공감도 하는 가운데 이전을 해야 한다"며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할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발 해운 리스크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비상등을 켰다. 세계 에너지 공급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직면하면서 해운·항만을 총괄하는 해수부의 위기 대응 역량도 시험대에 섰다.

    해수부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26척의 우리 선박에 144명이, 외국적 선박에 42명 등 총 186명의 한국인이 승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적선에 승선 중인 외국인 선원은 45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해수부는 매일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선박 위치 및 안전 여부, 식료품 등 선용품 잔량, 선원 교대 등을 점검하며 사태 장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황 후보자는 "해수부가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를 운영하면서 무엇보다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전뿐만 아니라 국제 공급망, 국제 물류망 문제도 면밀하게 분석해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극항로 역시 하나의 대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