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사 합의에 쓴소리 … "성과급보다 투자가 우선""성과 좋을 때 만든 기준, 불황기까지 동일 적용은 문제""성과급 경쟁, 산업 전반을 흔들 것 … 대기업 줄파업 우려""韓 산업에 잔인한 부메랑 될 것 … 지금은 中 추격 막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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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가득 메운 노조원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확대 등을 포함한 임금·단체협약에 합의하면서 총파업 위기를 넘겼지만,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장기적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호황기에 형성된 고성과급 기준이 다른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투자 위축과 연쇄 분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22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관련해 "반도체 산업은 결국 다시 (불황)사이클이 돌아올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며 "지금은 성과급보다 투자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권 원장은 "현재 반도체 산업은 중국의 추격 등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투자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인데 성과급 확대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다만 삼성전자가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래 지향적인 부분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투자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권 원장은 삼성전자 사례가 다른 대기업 노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매우 특수한 상황인데 이를 일반 기업들로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특히 최근 일부 대기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20~30% 수준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흐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업이익의 20%', 현대차는 '순이익의 30%', HD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의 30%'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대해 권 원장은 "회계적 관점에서 볼 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기업 성과와 노력의 결과를 연동해 배분한다'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그는 "성과가 좋았을 때의 기준을 만들어 놓고 성과가 나빴을 때까지 동일하게 적용하려는 접근은 부적절하다"고도 지적했다.한국 대기업의 성과급 문화가 해외 주요 기업들과 다른 점으로는 '고용 안정성'을 꼽았다. 권 원장은 "해외는 해고가 비교적 자유로운 대신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구조"라며 "반면 한국은 고용 안정성이 높은 상황에서 성과급이 사실상 보장된 임금 일부처럼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성과급은 사전에 기준을 정하고 성과를 측정해 지급해야 하는데 사후적으로 조건이 바뀌는 것은 본래 목적과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삼성전자 주주단체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한국은 소액주주 중심으로 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해왔다"며 "이번 사례는 그런 흐름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주주 중심주의와 이해관계자 중심주의 사이에서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권 원장은 삼성 사례가 향후 다른 대기업의 파업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실적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 간 격차가 큰 양극화 상황에서는 잘 되는 기업에서 이런 일이 생겨날 수 있다"며 "이미 선례가 생긴 만큼 유사한 분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최근 논란이 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세부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정부 역할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주주·경영진·노조 간 대화와 조정을 통해 기준이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반도체 산업은 경제 안보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개입이 모든 산업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권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고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사회연구원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산업·경제 정책 전문가다. 그가 원장으로 있는 산업연구원은 1976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산업정책 전문 국책연구기관이다. -
- ▲ 권남훈 산업연구원장. ⓒ연합뉴스
다음은 권남훈 산업연구원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Q.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어떻게 평가하나.A. 반도체 호황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결국 다시 사이클이 돌아올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은 투자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시기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성과급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Q. 이번 합의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A. 현재 반도체 산업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중국의 추격 등을 고려해 투자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미래 지향적인 부분을 고려한 측면이 있어 긍정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투자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Q. 이번 사례가 다른 한국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A. 반도체 산업은 매우 특수한 상황인데 이를 일반 기업들로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성과급은 성과가 좋든 나쁘든 일관된 원칙이 유지돼야 하는데, 성과가 좋았을 때 기준을 만들어서 성과가 나빴을 때까지도 커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Q. 해외 주요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 대기업의 성과급 문화는 어떤 차이가 있나.A. 해외는 해고가 비교적 자유로운 대신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구조다. 반면 한국은 고용 안정성이 높은 상황에서 성과급이 사실상 보장된 임금 일부처럼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 또 성과급은 사전에 기준을 정하고 성과를 측정해 지급해야 하는데 사후적으로 조건이 바뀌는 것은 성과급의 본래 목적과 다소 거리가 있다.Q.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성과 보상 체계는 어떤 방향으로 설계돼야 하나.A. 성과 보상 체계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통해 노력을 유도하는 구조다. 진정한 성과급 체계가 자리 잡는다면 확대 자체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다만 이번 사례를 계기로 주주와의 관계 등 여러 논쟁점이 드러난 만큼 성과급의 본래 목적에 충실한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Q. 삼성전자 주주단체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은 어떻게 보나.A. 그동안 한국은 소액주주 중심으로 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해왔다. 이는 기업의 주가 제고라든지, 퍼포먼스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흐름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주주 중심주의와 이해관계자 중심주의 사이에서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Q.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의 20~30% 수준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있는데.A. 회계적 관점에서 볼 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업 성과와 노력의 결과를 연동해 배분한다'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로 정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Q. 삼성 사례를 계기로 다른 대기업에서도 연쇄적인 파업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A. 실적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들의 격차가 큰 양극화 상황에서는 잘 되는 기업에서 그런 일들이 생겨날 수 있다. 이미 선례가 생긴 만큼 유사한 분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Q.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이 본격화 됐다는 시각도 있다.A. 노란봉투법 영향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있다. 세부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법이 과도하게 확대 적용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Q. 앞으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A. 원칙적으로는 주주·경영진·노조 간 대화와 조정을 통해 기준이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갈 우려가 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경제 안보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그래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 측면이 있는데, 이런 개입이 모든 산업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