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건 상담·3300만 달러 계약 및 업무협약 성과 거둬 바이어 상담 열기 … 현장서 확인한 수출 확장 가능성젊은 소비층·한류 열풍 타고 커지는 K-푸드 수요식품안전법 개정 따른 수입 허가·통관 대응 숙제
  • ▲ 2026 아세안 K-푸드페어에 마련된 K-푸드테크 특별홍보관.ⓒ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 2026 아세안 K-푸드페어에 마련된 K-푸드테크 특별홍보관.ⓒ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K-푸드가 베트남 하노이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변곡점을 맞이했다. K-이니셔티브 기반의 통합 브랜드를 입고 K-라이프 스타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1512건의 상담과 3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및 업무협약(MOU) 성사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증명했다. 현장에 마련된 K-푸드 통합 홍보관은 단순 전시를 넘어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휴식하며 머무를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려져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강라면' 끓이고 떡볶이 맛보고 … 하노이 달군 K-푸드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아세안 K-푸드페어'와 '2026 하노이 한류박람회'(KBEE 2026 Hanoi)를 공동 개최했다.

    식품·화장품·생활용품·패션 분야 국내 기업 107개 사와 베트남 및 동남아 지역 바이어 280여 개사가 참여해 총 1512건의 맟춤형 수출 상담이 진행됐고 MOU 및 계약규모는 33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22년 하노이 한류박람회 당시 기록한 1500만 달러의 두 배를 웃도는 성과로 아세안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한 자리였다. 

    행사에서는 한국산 농수산식품 수출업체·수입 바이어의 통관애로 해소와 비관세장벽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화지원사업'과 농수산식품 수출입 시 통관 애로 해소를 위한 관세사 1대1 맞춤 컨설팅인 '비관세장벽 컨설팅' 상담도 이뤄졌다. 

    송민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아세안지역본부 부지사장은 "현지화 지원사업과 비관세장벽 컨설팅은 현지 관세사와 현지 법인 변호사가 상담해준다"며 "현지화 지원 사업은 식품 수입 등록, 상품권 출원 등에 라벨링 80% 정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K-푸드 통합 홍보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메가 세일' 행사였다. 14개사가 51개 제품을 최대 50%로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면서 현지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최저가 판매 전략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며 판매 실적 확대에 나섰다.  

    푸드테크 종합 홍보관도 현지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8개사가 참여해 다양한 푸드테크 제품을 전시하고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국내에서 '한강라면'으로 알려진 즉석 라면 조리기 5대와 1500명의 라면이 준비돼 긴 줄이 이어졌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은 직접 라면을 고른 뒤 기기를 이용해 끓여 먹으며 K-라면을 경험했다. 

    하노이대학 한국어과를 졸업해 베트남 내 한국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타오(33세·여성)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한국 음식을 먹고 있고 드라마와 K팝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을 자주 접하다 보니 베트남 젊은 층 사이에서는 K-푸드 인기가 높다"며 "한국 드라마에서 고기와 냉면을 함께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런 조합도 베트남에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고 밀키트와 아이스크림 등도 자주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바로 건너편에서는 K-분식 판매·시식 부스가 운영됐다. 떡볶이 등 분식과 아이스크림 등을 맛본 현지 소비자들은 인증 사진을 찍으며 K-푸드를 즐겼다.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직접 맛보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려지면서 K-푸드를 K-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현장에서 그대로 구현됐다. 

    행사장에서 만난 푹(27세·여성) 씨는 "떡볶이, 비빔밥, 냉면 등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며 "베트남에서는 한국 음식에 대한 인식이 좋아 친구들과 함께 한식당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히엡(19세·남성) 씨도 "원래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데 비빔밥을 가장 좋아한다"며 "친구들도 한국 음식을 좋아해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먹는다"고 전했다. 
  • ▲ 2026 아세안 K-푸드페어에서 진행된 B2B 아세안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 2026 아세안 K-푸드페어에서 진행된 B2B 아세안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아세안 바이어 만난 K-푸드 … 상담·MOU 성과

    B2B 아세안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도 이뤄졌다. 수출업체 45개사가 상담부스에 상주하며 이미 확정된 매칭 일정에 따라 바이어가 부스를 방문해 상담이 진행됐다. 원할한 상담을 위해 각 수출업체별로 한·베 통역원 1인도 지원됐다. 

    송민재 부지사장은 "최소 일주일 전에 참가 기업과 바이어 간 매칭이 돼 현장에서 상담이 이뤄진다"며 "이번에 아세안 7개국에서 18개사 바이어를 초빙을 했는데, 현지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업체들도 현지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스와 시즈닝 파우더 등을 앞세워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성유진 F&S푸드 상무는 "기존에 내수 시장 위주로만 하다 수출에 관심을 갖고 aT와 코트라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OEM·ODM 방식의 소스나 시즈닝 파우더를 중심으로 선보였는데 현지 업체가 원하는 맛과 규격에 맞춰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했다"고 말했다. 

    이어 "20곳과 상담을 했고 식자재 유통업체와 외식업체, 프랜차이즈 본사 등이 관심을 보였으며, 상담한 바이어의 70~80%가 샘플을 요청했다"며 "개별 기업이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만나는게 거의 불가능한데 바이어 매칭이 이뤄져 상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의미"라고 했다. 

    곤약젤리를 선보인 김성범 유기농마루 대표는 "농가에 바로 수확한 농산물을 맛, 향, 색, 영양소를 그대로 살려서 제품을 만들고 있고, 곤약젤리는 겔화 기술이 품질을 좌우하는데 높은 퀄리티를 구현했다"며 "제로슈가, 저칼로리를 기본으로 콜라겐과 글루타치온 함유 제품, 제주 감귤을 활용한 곤약 젤리 등 건강과 미용을 고려한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수출을 시작한지 1년 만에 1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했고 현재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 수출했으며 수출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15%"라며 "이번 행사에서 13개 바이어와 수출 상담을 진행했고 총 4건의 3만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했으며, 향후 2년 내 베트남 시장에서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지 바이어들은 가공식품과 건강식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바이어인 팜태희 폭틴푸드 대표는 "현재 한국 식품을 500만~600만 달러 규모로 수입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떡볶이를 들여오기 시작했다"며 "김과 라면 등 다양한 가공식품과 인삼과 영지버섯 등 건강기능식품 수입에 관심이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베트남 젊은 층 사이에서 K-푸드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수입 제품에 대한 통관 등이 강화돼 과거보다 어려운 점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베트남에서 식품안전법을 개정하면서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수입 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절차·서류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자 시행령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개정 법률 적용은 유예된 상태다. 다만 법 적용이 유예됐음에도 기존 방식에 따른 수입 허가와 통관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출에 애로가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주베트남한국대사관 김현우 농무관은 "한국 제품 뿐만 아니라 타국 제품도 관계된 사항으로 지속 모니터링 및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 ▲ 문종범 K-마켓 대표이사가 케이마켓 내 한국식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 문종범 K-마켓 대표이사가 케이마켓 내 한국식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한류 열풍 타고 K-푸드 소비 확산 

    베트남 식품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식품시장 규모는 2024년 이후 연평균 7.2% 성장해 2028년 117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수입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2024년 기준 베트남 식품 수입액은 324억4031만 달러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이 중 한국산 식품 수입액은 5억1844만 달러로 전년보다 4.6% 늘었으며, 전체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수입국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대베트남 식품 수출 규모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6.9% 증가세다. 2024년 한국산 식품의 베트남 수출액은 8억5236만달러로 주요 수출 품목은 조제식료품, 미절단 냉동 닭고기, 기타 무알콜 음료, 조미김, 라면 등이다. 

    한국 문화 확산과 맞물려 베트남 현지에서 다양한 K-푸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최대 규모 한인 슈퍼마켓 체인인 K-마켓의 문종범 대표이사는 "진출 초기에는 베트남 교민이 주요 고객층이었지만 현재는 소비자 비중이 한국인 30%, 현지인 70%로 현지 소비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베트남 중위 연령이 32.5세로 젊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관심이 커져 잡곡류와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티흐엉 베트남 롯데마트 서호지점장은 "베트남은 라면 1인당 소비가 연간 81개로 세계 2위인데 한국라면도 인기가 많아 한국산 라면 전용 매대를 설치해 프로모션도 하고 있다"며 "김치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판매가 꾸준하고 한국만두와 김, 과일소주 등도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품목"이라고 말했다. 

    김경철 aT 아세안지역본부 본부장은 "열처리 가금육의 베트남 수출을 위한 검역·위생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삼계탕 등이 베트남 마트에서 팔리고 있다"며 "참외도 베트남 수출이 기존 12~5월에서 6월까지 1개월 연장돼 성주 참외를 6월에도 베트남 현지 유통매장에서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아세안은 K-푸드 수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핵심시장이며 베트남은 아세안 내 K-푸드 수출 1위 국가"라며 "아세안 바이어와 우리 수출기업간 실질적 상담과 매칭을 통해 실제 계약과 안정적 유통망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직 aT 해외사업처장도 "베트남은 젊고 역동적인 소비시장과 빠르게 성장하는 유통시장을 갖춘 중요한 파트너 시장"이라며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이지고 있는 만큼 참가 기업들의 우수 제품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가능성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