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힘입어 수출·설비투자 견조한 증가세자동차·화학 부진에 제조업 생산은 감소 전환
  • ▲ 서울 명동 거리.ⓒ연합뉴스
    ▲ 서울 명동 거리.ⓒ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가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조업생산은 반도체의 높았던 증가세가 조정되고 자동차·화학제품 등 부진이 이어지면서 감소 전환했다. 

    KDI는 8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수출은 견조한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며 반도체 관련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산업생산의 증가세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조업생산은 반도체의 높았던 증가세가 조정되는 가운데, 여타 부문도 미약한 흐름을 보이며 소폭 감소했다"고 했다. 

    5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해 전월(2.4%)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비스업생산은 4.9% 늘며 전월(3.7%)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금융 및 보험업(10.4%),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7.5%) 등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다. 도소매업(3.0%)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고 숙박 및 음식점업(2.2%)은 부진이 완화되는 등 내수와 밀접한 서비스업이 개선됐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0.9% 감소로 전환했다. 반도체 증가세가 13.3%에서 1.5%로 급감했고 부품업체 화제에 따른 생산 차질로 자동차가 5.2% 감소했다. 원유 수급 차질로 석유정제(-14.7%)와 화학제품(-2.8%) 등의 부진도 이어졌다. 

    대내외 하방요인에도 소비는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갔다. 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7% 증가해 전월(1.6%)과 유사한 증가세를 보였다. 

    승용차 판매 부진으로 내구재 소비는 3.6% 감소했지만 정부 지원 정책 등의 영향으로 준내구재(7.7%)와 비내구재(2.1%)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설비투자는 9.7% 증가해 전월(7.9%)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도체제조용장비 투자가 75.9% 늘어나며 설비투자 증가세를 견인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5월 건설기성은 1.9% 감소하며 전월(-5.3%)보다 감소폭을 줄였지만 주거용 건축(-3.9%)과 토목부문(-6.1%)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수출은 IC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통상 여건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되는 추세다.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9%, 일평균 수출은 59.5% 증가했다. 일평균 기준 반도체 수출은 179.6%, 컴퓨터 수출은 281.6%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 단가가 상승해 39.8% 증가했다.

    다만 일평균 물량 기준 반도체는 1분기 23.3%에서 5월 8.6%로 증가세가 조정되고 석유제품(-13.1%)은 원유 수급 차질 지속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미국(66.7%), 중국(79.3%) 등 주요 지역으로의 일평균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중동(-14.5%)은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노동시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5월 취업자 수는 4만명 감소하며 하락 전환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4만명 줄며 감소폭이 확대됐고 서비스업은 24만5000명 증가했지만 기존의 높은 증가세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3.2% 올라 전월(3.1%)과 비슷한 수준이다. 석유류 가격은 24.7% 급등하며 주요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항공료(28.2%) 등 유가 상승 영향이 파급된 일부 비석유류 품목도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KDI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지속된 고환율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파급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는 점진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 코스피는 6월 말 8476.5로 전월 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6월 월평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1월(70.3)을 상회하는 85.4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의 높아진 변동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