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봉균 지앤지 성형외과 원장] 흔히 외모에 관해 재미 삼아 하는 얘기 중,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성형수술을 받아도 기본은 바뀔 수 없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원판 불변의 법칙'에서 '원판'이란 가장 바꾸기 어렵고 얼굴의 기본이 되는 부분, 즉 얼굴형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그 원판인 얼굴형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성형기술이 발달했으니 본 말은 이제 옛 말이 됐다.

     

    이전에 성형수술은 눈쌍커풀이나 코성형이 주를 이뤘다. 현재도 눈성형과 코성형이 가장 흔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성형의 범위가 넓어져서 눈, 코뿐 아니라 얼굴형을 바꾸는, 즉 얼굴의 골격을 바꾸는 얼굴뼈수술에 이르기까지 성형수술이 다양해졌다.

     

    기존의 눈·코와 같은 얼굴의 일부분 성형에서 얼굴의 골격을 바꾸는 성형, '원판'을 바꾸는 성형수술까지 시행되며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한 학생은 방학 중에 필자에게 양악수술을 받고 개강을 했는데, 학교에서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같은 과 친구가 몰라봤던 예가 있었다. 일전엔 필자에게 양악수술을 받은 후 몰라보게 예뻐진 여자 환자 한 분이 필자를 찾아와 울먹이며 하소연을 한 일도 있었다. 내용인즉슨, 양악수술 후 몰라보게 예뻐진 환자분에게 부담을 느낀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것이다.

     

    이렇듯이 그야말로 '원판'을 바꾸는 수술이 대유행을 하고 있다. 이때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얼굴형이 크게 바뀌는 만큼 수술의 범위도 크고 이에 따른 위험성도 크다는 사실이다. 실제 최근에 성형수술 사고 중에 뇌사상태 혹은 사망에 이르는 사고들의 대부분은 안면윤곽이나 양악수술 같은 수술범위가 큰 수술들이다.

     

    이러한 얼굴 뼈 수술들은 거의 대부분의 수술과정이 입안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므로 출혈이나 신경손상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 경험이 많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대처하기가 힘들고 즉시 대처가 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얼굴형을 바꾸는 정도의 큰 수술을 결정할 때는 단순히 광고만 보고 병원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수술을 집도할 의사의 얼굴뼈 수술 수련여부 및 경험, 학문적인 연구업적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 나아가 어떠한 위급 상황에도 즉시 대처 가능한 병원의 안전시스템 또한 반드시 살펴야 안전한 결과를 담보할 수 있다.
     

    사각턱수술이나 광대뼈축소술, 턱 끝 수술 같은 안면윤곽수술과 양악수술 등으로 이젠 '원판불변의 법칙'이 깨지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변화가 큰 만큼 이에 따르는 위험성 또한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제대로 된' 병원에서 '제대로 된' 안면윤곽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원판 변형이 가능한 시대, 원판을 바꾸려다 자신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최 봉 균 지앤지 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