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만성적인 소화불량 담적(痰積)이 원인이다

위장병을 가진 사람들은 대게 몇 가지 공통적인 습관을 가지고 있다. 첫째, 대부분 성격이 소심하고, 소극적이다. 둘째, 매사에 철두철미하며 자신은 물론 타인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를 고수한다. 셋째, 정신적으로 항상 불안감을 가져 일상생활에서 긴장감과 강박관념을 갖는다. 이러한 마음의 불안은 인체의 생리작용을 약화시켜 위장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위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 대다수는 각종 소화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는  위장병환자 대부분이 소화불량을 가장 흔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성 소화불량으로 명치가 아프고 답답해서 위내시경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속은 계속 답답하고, 복부팽만감과 자주 체하는 증상이 반복되는데, 내시경으로는 큰 이상이 없어서 ‘신경성위염’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이러한 환자들의 대부분은 담적(痰積)이 위장병의 주원인이다.  서양의학은 원인보다는 그 당시의 증상을 중요시하지만, 동양의학은 현재의 증상이 어떤 원인으로 발생되었는가를 각개인의 체질, 생활습관, 오장육부 전체를 고려하여 진단한다. 비록 검사에서는 정상이라고 하지만,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발현됐다는 것은 곧 질병의 존재를 의미한다. 이렇듯 질병이 발생하면 반드시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 환자들은 질병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습기가 많은 눅눅한 집안 환경 때문에 곰팡이(증상)가 생기는데 그 원인이 되는 습기는 제거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곰팡이만 걸레로 닦아내는 것처럼 증상만 약으로 억누르면서 질병이 치료되기를 기다리는 우를 종종 범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위장의 기능저하, 즉 위장의 근육, 신경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담적(痰積)이 만성적인 위장병과 식도염의 원인이라고 본다. 위장병이 만성화되면 위장 내부에 염증이 생길 뿐만 아니라, 위장 외벽도 딱딱하고 굳어지는데 이것이 담적에 해당한다. 담적이 생기게 되면 위장 바깥의 근육이 굳어지면서 붓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음식이 흡수되지 않고 만성적인 소화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즉, 담적은 위장내부의 점막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위장 외벽을 둘러싼 근육층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위장 내부점막을 살펴보는 내시경 검사는 위장외벽의 근육층은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담적은 내시경상으로는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명치아래나 복부주위를 눌렀을 때 딱딱하고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가 담적이 있는 부위에 해당한다. 담적이 있다면 특히 음식관리가 중요한데, 밀가루나 기름진 음식 등은 위장에 가스가 차면서 위장벽을 굳어지게 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담적의 치료방법으로 위장벽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위장근육 기능을 살려주는 한약을 복용하면 좋다. 더불어 자석으로 간, 위, 대장 경락의 에너지 흐름을 정상화시켜주는 경맥자기요법(經脈磁氣療法)을 병행할 경우 그 치료 효과는 배가 된다.

담적은 위장 근육층의 이상이 원인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운동이나 복부마사지, 기타 물리치료는 다소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위장 근육층에 작용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담적으로 인한 만성적인 소화불량에는 근본을 풀어주는 한방치료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건강지식 톡톡
만성위장병은 대체로 아래의 증상들을 나타낸다. ①속이 쓰리다 ②속이 더부룩하고 명치가 답답하다 ③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울 때도 있다 ④가끔 신물이 올라온다 ⑤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다 ⑥입안에서 냄새가 난다 ⑦변비가 심하고 토끼똥을 보며 방귀냄새가 지독하다 ⑧설사나 묽은 변을 본다 ⑨배가 자주 아프고, 배에서 꾸룩꾸룩 소리가 난다 ⑩가슴이 쓰리면서 흉통이 온다

한의학박사/동국대겸임교수 정 홍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