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쟁상품 출시 봇물 소비자 중심 대출시장 변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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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금리 대출 시장을 잡기 위해 은행, 보험,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관련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어 중금리 시장에 선보일 상품 출시를 서두를 것을 주문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7등급을 대상으로 7~15%대 개인신용대출이 가능한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간 중간 수준의 신용도와 리스크를 가진 금융 수요자가 많았지만 중금리 대출 상품 공급은 미흡했다.

    1~3등급의 고신용자는 5% 미만의 저금리로 대출받는 대신 신용도가 낮은 중·저 신용자는 20% 초과 금리로 대출받는 등 금리구조가 단절화 돼 있었기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신용대출 시장에서 소위 '금리단층' 현상이 지속되고 신용등급 4∼7등급의 중신용자를 상대로 한 신용공급도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최근 금융회사들이 중금리 상품 출시를 늘리고 있지만 시장 활성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46.5%의 비중을 차지하는 4~7등급은 고금리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으며 고금리로 인해 개인회생, 파산 등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대출의 공급경로를 다양화해 중금리 시장을 넓히는데 주력키로 했다.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1조원을 공급하고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함께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중·저 신용자에 맞춘 대출상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 저축은행, 보험, 카드 등 각 금융권에서 중금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어 중·저 신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은 5.9~9.7%의 금리로 위비뱅크를 선보이며 중금리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이어 기업은행이 'i-ONE스마트론', 신한은행이 '써니뱅크' 등을 5~9%의 금리로 상품을 출시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의 '사이다', JT친애저축은행 '원더풀 와우(WOW)론', 웰컴저축은행의 '척척·텐텐대출' 등 중금리대출 상품대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룡 위원장은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은 민간의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두고 발전돼야 한다"며 "특히 저축은행 업계에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여부는 생존의 문제이므로 고객군과 영업전략, 차별화된 상품개발을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보험과 카드업계까지 중금리 대출시장에 가세했다.
     
    한화생명은 보험사 최초로 연이율 10% 안팎의 중금리대출인 '한화 스마트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신용 1~7등급을 대상으로 대출한도 300만원~3000만원까지 연이율 4.5~13.5%로 제공하는 중금리 상품이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자동차할부 라이센스를 취득하면서 라이센스 내 비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까지 범위가 허용된 덕분에 중금리 시장에 진출 발판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회원을 대상으로 한 카드론에서 비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 출시가 가능해 지면서 우리카드는 지난달 11일 최저 6.9% 금리의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KB국민카드는 '생활든든론'과 'KB국민 더나은론'을, 신한카드는 4월 SK텔레콤의 고객 서비스등급을 활용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SC은행과 제휴협약을 체결한 삼성카드도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각 업계별 중금리 대출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중금리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되고 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금리 시장에 공급이 많아지면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이 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가 유리한 시장이 돼 앞으로 단절된 금리 구조를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중금리 시장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신용평가 모델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제도권에 있는 금융기관들이 신용평가를 잘 운영해서 부실율을 최소로 낮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