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시스템 악용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흡연이나 쓰레기 방치 등 비매너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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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고등학생인 A군은 어머니의 스마트폰에 설치한 렌터카 앱을 통해 차량을 렌트했다. 운전면허증 등록과 결제를 위한 신용카드 등록 과정이 있었지만 어머니의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를 가진 A군에게 인증 과정은 문제가 아니었다. A군은 렌트 차량으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고 이 과정에서 무면허 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김군은 이날 렌트한 K3 이외에도 약 한 달 간 총 9번에 걸쳐 각종 차량을 렌트해 무면허 운전을 일삼았다.


    # 대학생인 B씨는 지난달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전 이용자 때문에 낭패를 봤던 기억이 있다. B씨가 차량의 문을 열었을 때 차 안에서 담배 냄새가 풍겨왔고 이 때문에 한 동안 차 문을 열고 냄새를 빼는데 예약한 시간 일부를 허비했다. B씨는 찝찝한 느낌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내내 불쾌했다고 말한다.

    카셰어링의 화려한 성장 이면에 가려진 문제점이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미성년자가 명의도용해 차를 빌리는 등 무인시스템을 악용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차 안에서 담배를 피는 등 미성숙한 시민의식에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성년자가 카셰어링 서비스를 통해 렌트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무인시스템을 악용한 범죄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광주서 카셰어링 서비스로 렌터한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김모 군(17)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모 군은 K5 승용차를 들이받아 4명을 다치게 하는 등 두 차례 뺑소니 사고를 저질렀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 같은 사례가 더 많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카세어링 업체들은 미성년자 렌트에 대한 허점을 인정하면서도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셰어링의 최대 장점이 무인 대여로 인한 편의성 향상인데 이를 유지하면서 명의를 도용한 미성년자의 접근까지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실제 현재 업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책은 명의 도용을 막는 일 뿐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프라인으로 본인 확인절차가 추가되면 렌터카와의 차별성이 사라지는데다 온라인으로 렌트가 가능한 카셰어링의 장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질적인 대응방안은 차고지 마다 인력을 배치해 모니터링하는 것이지만 많게는 업체 당 2000여개나 되는 차고지에 각각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면서 "만약 시행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들고, 이는 카셰어링 비용에 전가되는데 인건비 절감으로 싼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카셰어링의 의미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직접 나서 법령 제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용카드와 자동차면허 번호만으로 이용이 가능한 허술한 시스템 등을 보완하고 관리해야 건전한 카셰어링 문화 정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미성숙한 시민의식도 카셰어링 이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차량 출고부터 반납까지 모든 과정이 무인으로 진행돼 체계적 관리가 어려워 고객들의 선진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그러나 차 내에서 흡연을 하는 등 비매너 고객 때문에 다음 이용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연료 부족, 소음·엔진 이상 등 자동차 주행과 관련된 문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용자 중 일부는 차 안에서 흡연하거나 쓰레기를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차량에 파손·흠집이 발생해도 이를 고지하지 않고 반납하는 카셰어링 비매너족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