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내수판매 부진, 정부 1만대 보급 계획 '적신호'"주행거리 개선 모델 출시 후에나 전기차 활성화"
  •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르노삼성 SM3 Z.E.,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자동차 쏘울EV, 한국지엠 스파크EV.ⓒ각 사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르노삼성 SM3 Z.E.,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자동차 쏘울EV, 한국지엠 스파크EV.ⓒ각 사

     

    올해 파리모터쇼의 최대 화두는 전기차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르노 등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은 앞다퉈 전기차 시대를 열겠다며 콘셉트카와 신차를 공개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맞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메이커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조용하기만 하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목표를 1만대로 제시하고, 국고 보조금도 14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나섰지만, 9월까지 실제 내수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2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도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출시되면서 신차 효과가 이어진 결과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총 1131대 판매됐다. 출시 첫 달 131대에서 7월 574대까지 판매가 늘었다가 8월 270대, 9월 156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 아이오닉 일렉트릭.ⓒ현대차
    ▲ 아이오닉 일렉트릭.ⓒ현대차


    나머지 기아차 레이 EV와 쏘울 EV, 한국지엠 스파크 EV, 르노삼성 SM3 Z.E., BMW i3, 닛산 리프 등의 판매는 저조하다.


    레이 EV는 올해 총 66대, 쏘울 EV는 477대 판매됐다. 스파크 EV는 99대, SM3 Z.E.는 335대 팔렸다. 수입차인 BMW i3와 닛산 리프는 지난 8월까지 각각 100대, 47대 판매됐다. 


    이처럼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것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여㎞에 불과한 차량 성능의 한계와 이를 보완할 충전인프라 부족 탓이다.


    가장 신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완충 시 주행거리가 191㎞로 국내 판매 모델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이어 판매량이 두 번째로 많은 쏘울은 148㎞, 스파크와 SM3는 135㎞, i3와 리프는 132㎞, 레이 91㎞ 순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운전자들이 가장 민감한 것이 주행거리"라며 "파리모터쇼에서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400㎞ 또는 600㎞로 늘린 차를 선보이며 주행거리 경쟁을 펼쳤다"고 전했다.

  • ▲ 폭스바겐 전기차 I.D.ⓒ폭스바겐
    ▲ 폭스바겐 전기차 I.D.ⓒ폭스바겐


    이번 모터쇼에서 르노는 주행거리 400㎞의 신형 조에를 선보였고 벤츠는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콘셉트카 '비전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6'를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최대 주행거리 600㎞의 전기차 I.D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지난 6월 2018년까지 주행거리 320㎞ 수준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충전인프라 공급 문제는 당장 해소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공공급속충전소 확대와 함께 공중전화부스 급속충전기 설치, 민간사업자 충전소 유치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비한 상황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총 637개 공공급속충전소를 공급할 계획이지만, 설치 비용이 비싸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공중전화부스 급속충전기는 전국에 9기에 불과하다.


    민간사업자 유치는 진척이 더디다. 정부는 민간사업자 유치를 위해 무료로 이용되던 공공급속충전소를 유료화했지만 그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충전요금을 1kWh당 313.1원으로 책정, 전기차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름값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산업용이나 일반 가정용 전기요금보다 비싸고 민간사업자의 충전소 진입도 늘지 않아서다.

  • ▲ 주요 고속도로 급속충전시설 위치도.ⓒ환경부
    ▲ 주요 고속도로 급속충전시설 위치도.ⓒ환경부


    한편 자동차 업계는 테슬라의 등장과 GM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 출시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스타필드 하남 내에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며, 지난달 환경부 산하 교통환경연구원에 모델S 90D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신청하는 등 국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를 내년 중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 383㎞를 인증받은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