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관광객 숫자 안에서 면세점끼리 경쟁하는 구도
"중국 정부 한국에 대한 향후 추가적인 제제 조치 예상"
  • ▲ 5일 재개장한 롯데월드타워면세점에 꽉차 있는 관광객들. ⓒ공준표 기자
    ▲ 5일 재개장한 롯데월드타워면세점에 꽉차 있는 관광객들. ⓒ공준표 기자


    롯데, 신세계, 현대 등이 지난해 말 서울 시내 3차 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하면서 면세점 수는 기존 9개에서 13개로 증가했다. 수익률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이 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 독이 든 성배라는 우려가 업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70%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최근 한한령(限韓令)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관광객 숫자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서울 시내 면세점 수는 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분석한 지난해 11월 관광객 동향을 살펴보면 방한 관광에 대한 국내외 부정적 이슈가 증가하고 중국인 아웃바운드관광시장이 전반적으로 저조해 방한객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속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91만7519명을 기록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8월 87만3771명, 9월 72만6266명, 10월 68만918명, 11월 51만6956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국 민항국이 1월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1편), 제주항공(6편), 진에어 (1편) 등 한국 한공사가 민항국에 전세기 운항을 신청을 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설 연휴(27일부터 2월 2일까지)에 중국인 관광객 송객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전세기 운항을 신청했던 중국 남방항공과 동방항공도 중국 국내 사정을 이유로 운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전세기로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의 비중은 전체 중국인 입국자의 3%로 주로 단체관광객이 이용한다"며 "전세기는 임시항공편이기 때문에 비중은 작으나 중국 정부가 지난 10월 단체 관광객 규제에 이어 전세기 운항 신청도 불허해 향후 추가적인 제재 조치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신규면세점의 수익률 개선 문제도 시급하다.

    신규면세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손실액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372억원, HDC신라면세점 167억원, 갤러리아63면세점 305억원, 하나투어 SM면세점 208억원을 기록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영업손실을 올해도 이어갈 경우 시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 자명한 만큼, 올해 면세점들은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경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 ▲ 롯데월드타워점에 입점한 헤르메스 매장. ⓒ공준표 기자
    ▲ 롯데월드타워점에 입점한 헤르메스 매장. ⓒ공준표 기자


    신규면세점들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부분은 루이비통· 샤넬·헤르메스로 대표되는 명품 브래드의 입점이다. 

    현대면세점은 특허권을 따내기 전 루이비통을 공급하는 에이전시인 '부루벨코리아'와 입점 확약서를 맺었다는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현대면세점이 면세점 취득 시 확약했다던 명품 브랜드 입점은 에이전트인 부루벨코리아와의 확약일 뿐 루이뷔통모에헤네시(이하 LVMH)그룹 본사와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 그럼에도 부루벨코리아와 사전계약한 내용을 발표한 것은 명품 유치 경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현재 롯데면세점(소공점·월드타워점)에는 루이뷔통· 샤넬·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가 모두 입점해 있고, 신라면세점도 3사 브랜드가 모두 입점해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도 루이뷔통 유치에 성공해 올해 입점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
    2년차를 맞은 면세점들의 수익률 개선 문제와 기존 면세점의 점유율 지키기 싸움, 그리고 신규면세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올해 면세 업계는 관련 기업들의 치열한 혈투의 장이 될 것"이라며 "올해 면세점에서 수익을 거두는 기업만 살아남고 올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쌓이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최악의 경우 특허권 반납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