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먹거리 부족 신성장동력 모색 분주'호텔·리조트업계 새 강자' 부영과 지척 거리
  • ▲ 부영주택이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건설 예정인 부영호텔 2·3·4·5 조감도. ⓒ연합뉴스
    ▲ 부영주택이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건설 예정인 부영호텔 2·3·4·5 조감도. ⓒ연합뉴스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중견건설사들이 최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주택사업 위주로 성장한 호반건설도 최근 호텔·레저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주택경기 흐름이 꺾인데다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임대주택시장의 강자 부영주택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14일 호반건설 등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반건설은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퍼시픽랜드를 800억원에 인수했다. 호반 측은 퍼시픽랜드 부지에 특1급 호텔과 빌라 등 각종 숙박시설 및 복합 휴양문화시설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호텔 규모 등 개발계획은 상반기 중 수립될 예정이다.

    해당 부지가 위치한 중문관광단지는 호텔신라제주와 롯데호텔제주, 켄싱턴제주호텔 등 특급호텔과 테디베어 뮤지엄, 초콜릿랜드, 중문면세점 등이 모여 있는 제주 관광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2015년 오픈한 '제주 부영호텔&리조트'와 차량 3분 거리에 있어 제주 호텔업계 새 라이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부지에는 요트투어, 돌고래 공연장, 식당·베이커리 등이 운영 중이다. 앞서 호반건설은 판교신도시와 광교신도시에서 '아브뉴프랑'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도 내 호텔 부지 가운데 유일하게 요트 정박이 가능한 마리나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개발 후 중문관광단지 내에서도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반 측은 "퍼시픽랜드는 제주도 내에서도 입지가 뛰어난 중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며 "바다 조망이 가능한 호텔과 빌라, 휴양문화시설 등을 신축해 복합리조트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이외에도 주택사업을 통한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기 여주시 '스카이밸리CC'와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 등도 사들여 운영 중이다.

    호반건설이 이처럼 다른 부문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데는 주택경기 호조로 '반짝' 호황을 누린 건설업황이 다시 부진할 것이라는 조짐이 확산되면서다.

    2014년 하반기를 전후해 경쟁하듯 쏟아지던 신규분양 물량의 입주시기가 도래하면서 과잉공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데다 정부에서도 9·1대책과 8·25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축소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택지공급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분양시장 대안으로 꼽히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시장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 호반건설은 택지지구에서의 연이은 분양성공으로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했지만 아직은 대형건설사 브랜드 네임에 밀려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가 쉽지 않다.

    게다가 앞서 야심차게 선보인 유럽형 스트리트몰 '광교 아브뉴프랑'과 '판교 아브뉴프랑'이 지난해 중순 철수설이 돌기도 할 만큼 임차인 모집이나 상권 형성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새 먹거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최근 신규분양시장의 어두운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아파트만 짓다가는 장기적 수익구조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건설사들 사이에 돌고 있다"며 "게다가 대형사와 달리 해외진출이 쉽지 않은 만큼 중견사들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익모델이 바뀌게 되면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새 성장동력을 발굴해 자신들만의 특화사업으로 꾸려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시평순위에 나란히 랭크된 부영(12위·호반건설 13위)이 호텔·레저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국 30만가구에 달하는 임대주택을 공급해 온 부영은 다년간 주택사업 확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호텔과 리조트 사업에 나섰다.

    부영은 전북 무주군에 호텔과 콘도미니엄, 유스호스테 등이 있는 복합 종합관광단지 '무주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안성 △제주 △무주 △순천 4곳에, 해외에는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골프장도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1380실 규모의 호텔 4개를 추가로 건설(조감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 성동구 뚝섬 일대 1107실 규모 호텔과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별관 옆 부지에 850실 규모 호텔 건립을 추진하는 등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소공동 호텔의 경우 서울 사대문 안에서 롯데호텔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49만여㎡ 부지에는 테마파크 조성사업도 준비 중이다.

    이밖에 부영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일대에 5조1000억원을 투자, 2020년까지 글로벌테마파크·5성급 이상 호텔·콘도 등 조성한다는 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B리조트 한 관계자는 "호텔·리조트 사업은 시공과 컨벤션·식음료 등 다양한 업종이 혼재돼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5성급 이상 특급호텔을 유치하게 되면 매출은 물론, 회사 이미지 개선효과도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호텔을 지을 때는 시공 노하우를, 운영 과정에서는 또 다른 사업으로 다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