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2000억원 규모 약물 판권 유지 실패… 자체 의약품 '보톡스'는 갈길 멀어
  • ▲ 대웅제약 사옥. ⓒ대웅제약
    ▲ 대웅제약 사옥.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올해 대웅제약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지난 해 다국적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6종을 종근당에게 빼앗겨 2000억원 상당의 매출 감소가 예상됐으나, 기존 주력 제품의 성장으로 가까스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2016년 총 매출액은 7940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0.81%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53억8900만원, 302억2400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35.72%, 38.59%씩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실적방어에 성공한 대웅제약은 올해 매출 목표를 1조원으로 잡고, 보톡스‧항생제‧당뇨병치료제 등 품목을 키워 매출 상승을 견인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매출 1조 클럽 가입까진 거쳐야할 관문이 많다는 분석이다.

    2017년 매출 1조원 달성까지 약 10개월 남은 시점에서 2000억원 상당의 판매액을 추가적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견제약사 중 하나인 삼진제약이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매출(2165억원) 만큼 더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대웅제약의 2015년 총 매출은 8005억원, 2016년 7940억원을 기록하면서 대략 7000억~80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1조 클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자사 블록버스터 의약품 보톡스 ‘나보타’ 등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녹록치 않다.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가 진행 중으로, 보톡스 시장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에서 실질적인 이익이 창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FDA에 나보타 허가 신청할 예정이다.

    더군다나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대웅제약의 입지가 줄어들어 1조 클럽까지 가는 관문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2015년 기준,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4116억원 처방액을 기록하면서 국내제약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 해 3859억원으로 감소하면서 1위의 영광을 종근당에게 내줬다. 현재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전문의약품 처방액 3위에 머무르게 됐다.

    지난 해 대웅제약은 수년 간 국내 유통을 맡고 있던 다국적 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6종(글리아티린 등)의 판권이 종근당으로 넘어가면서 연간 매출액에서 전문의약품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매출액에서 도입 품목이 견인했던 만큼 줄어들 것을 염려, LG화학(구 LG생명과학)으로부터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를 도입해 300억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나 부족하단 평가다.

    반면, 대웅제약은 2017년 매출 1조 달성에 무리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항생제 ‘대웅메로페넴’, 보톡스 ‘나보타’ 등 해외 수출이 계획 중이라 수출 규모를 늘려 매출을 견인하겠단 의지다.

    대웅제약 측은 “메로페넴은 지난 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받고 올 상반기에 현지 출시될 예정으로 올해 외형 성장세가 크게 이뤄질 것”이며 “나보타도 국내 발매 이후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남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 FDA에 허가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해 마케팅‧R&D(연구개발)‧공장설립 등에 투자한 금액이 전년보다 증가해 일시적으로 영업이익‧순이익이 줄어들었으나, 대규모 투자를 한 덕분에 올해는 강화된 생산성‧마케팅을 바탕으로 전망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