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437억 18.5% 상승, 101억 순이익초고압 위주 포트폴리오 강화
  •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한 품질을 구현해낸 만큼 북미 케이블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활력을 되찾은 대한전선의 대표집행임원 최진용 사장이 최근 북미 최초 500kV 프로젝트 성공에 대해 자축하며 밝힌 말이다.


    1955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전선회사이자 업계 2위인 대한전선은 3세경영에서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2000년대 들어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급쇄락의 길을 걸었다.


    그랬던 대한전선의 지난해 실적은 의미가 있다. 동가 하락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이익면에서는 성과를 내며 실질적인 턴어라운드를 달성했기 때문.


    2016년 연간 매출 1조3,740억원, 영업이익 487억원, 당기순손실 159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동 가격의 하락으로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1조6,887억원에서 18.6%가량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280억원에서 73.4% 크게 상승했으며, 순손실도 683억원에서 76% 이상 큰 폭으로 줄었다.


    대한전선 별도재무제표상의 개선은 더욱 두드러진다. 매출은 1조2,012억원으로 전년 1조 3,604억원 대비 11.7%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18.5%가 늘었고 전년에 572억에 달하던 순손실은 101억의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2008년 이후 무려 8년 만에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2015년 9월에 IMM PE에 인수된 이후 1년여 만에 거둔 비약적인 성과라고 대한전선은 평가했다.


    ◆해병대 패기 강조하며 조직분위기 쇄신 나선 전문경영인= 대한전선에 이같은 조기 정상화 바람이 분 결정적 계기는 2015년 9월 사모펀드 IMM PE 매각뿐 아니라 그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진용 사장의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


    최진용 사장은 2004년부터 8년간 일진전기 대표를 지내며 기술개발과 영업, 경영혁신 등의 업무를 두루 섭렵한 전선 분야 전문가다.


    대한전선에 새로 부임한 최 사장은 선임 직후 품질관리와 원가절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아울러 해외 전력청 입찰 시 수익률이 높은 초고압전선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 ▲ 대한전선 최진용 사장이 지난 14일 미국에서 열린 'SCE 500kV 세레모니'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한전선
    ▲ 대한전선 최진용 사장이 지난 14일 미국에서 열린 'SCE 500kV 세레모니'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한전선

     


    직원 사기진작을 위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쉽지 않은 일. 해병대 출신인 최 사장은 '기(氣) 경영'을 경영 화두로, 패기를 강조하며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과거 서울 회현동 본사 시절 대한전선은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과 기업 간 거래)기업이 굳이 일반인에게 이름을 알릴 필요가 없다며 건물에 간판도 달지 않을 만큼 보수적인 회사였다. 전반적인 조직 분위기도 경직 돼있었다.


    최 사장은 임원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과도 정례적인 오찬을 갖고 소통했다. 회사 경영 상황에 대해 접근이 어려운 일반 직원의 알권리를 위해 분기별로 경영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집중휴가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이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하고, 직원 가족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전에 없던 회사 탐방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직원의 기가 살아야 회사가 살 수 있다는 평소 그의 경영철학이 담겼다.


    앞으로 최 사장의 비전은 대한전선을 전선사업 글로벌 톱3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수주한 북미 최초 500kV 지중선 프로젝트를 발판삼아 미국 등 해외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둘 방침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위기에 있던 회사인데, 상황이 점차 개선되니 직원들도 회사 다니는 데 안정감을 느끼고 분위기가 좋아진 게 사실"이라면서 "최 사장 부임 이후 조직이 활기차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