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안트로젠 등 현지 기업과 글로벌 임상 추진 성과
  • 항암제, 줄기세포치료제 등 특정 분야 강점을 지닌 전문제약사들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이들의 임상 파이프라인이 선진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은 글로벌 수준의 R&D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 안트로젠 등 전문제약사들이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기업과 함께 국내 및 현지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신라젠은 항암제 '펙사벡'과 관련 선진시장 제약사들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았다.

    신라젠은 최근 미국 바이오제약사 리제네론과 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신장암)치료제를 공동개발하기로 협력했다.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과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 'REGN2810'를 신세포암 환자에 함께 투여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은 신라젠의 주도로 올해 말 국내서 시작되며 리제네론은 임상에 쓰일 REGN2810의 공급을 맡는다.

    REGN2810은 리제네론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공동 투자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다.

    신라젠이 개발한 펙사벡은 간암치료제로의 개발이 훨씬 앞서있다. 신라젠은 2011년 프랑스제약사 트랜스진과 간암 대상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첫 임상환자가 등록하면서 신라젠은 계약에 따라 트랜스진으로부터 단계별 기술로 400만달러(약 46억원)을 수령하게 됐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유럽 임상개시는 암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받는 연구기관과 연구진이 함께 진행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며 "임상시험 속도도 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트로젠은 줄기세포치료제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 이에 대한 성과로 2015년에는 일본 이신제약과 작은 자극에도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벗겨지는 희귀질환 이영양성 수포성표피박리증 치료제 '알로 에이에스시 시트(ALLO-ASC-sheet)'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신제약은 지난 3월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알로 에이에스시 시트'는 살아있는 줄기세포가 함유된 붙이는 형태의 줄기세포치료제다. 이신제약은 안트로젠으로부터 완제품을 수입해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허가 이후에도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기 때문에, 안트로젠은 기술수출 수익 이외에도 의약품 수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은 "안트로젠이 주력하고 있는 R&D 파이프라인이 당뇨병성 족부궤양, 수포성 표피 박리증 등 대부분 희귀, 난치 질환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