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유일한 금융 계열사…그룹 및 최태원 회장 애착 강해마땅한 인수 후보군도 없어…PEF 매각으로 향후 '여지'남길 듯
  • 매각시한이 임박한 SK증권을 그룹측이 최대한 지킬 것이라는 분석과 정황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주)는 유일한 금융 계열사인 SK증권을 쉽게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SK(주)와 증권과의 관계를 감안하면 SK증권은 SK의 회사채 발행 등 그룹의 금융 창구역할을 담당해왔고, 최태원 회장 역시 그룹 내 금융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그룹 역시 이를 행동으로 보이고 있다. 매각기한이 임박했지만 SK증권을 매각할 의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SK는 SK증권 지분처분(매각)을 최대한 늦춰 왔으며 2012년 지주외 계열사인 SK C&C에 지분 10%를 넘기며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이후 2015년 8월 SK(주)와 SK C&C의 합병으로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다시 매각 의무를 안게 됐고, 매각 시한이 2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지만 SK측은 최대한 SK증권을 떼어내지 않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SK와 SK증권은 모두 매각 추진을 부인하며 직원 동요를 최대한 막고 있다.


    이들은 모두 그룹의 유일한 금융사인 SK증권을 그룹 차원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에 소명해서 매각을 2년 더 유예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왔다.


    SK측은 공정위가 올해 중간지주회사제 도입을 추진키로 한 만큼 매각 유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만약 공정위의 매각유예 승인이 불발될 경우 SK는 또 다른 방안을 통해 SK증권을 그룹 내에 최대한 존속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증권사 매각을 미루며 추이를 지켜보던 SK그룹측도 물밑에서 매각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유력한 방안으로 PEF로의 매각 카드를 꼽고 있다.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않은 상황에서 실제 그룹 측은 외국계 PEF를 통해 SK증권 매각를 물밑 타진해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계열사, 방계계열회사 매각이나 공정위 소명을 통한 매각유예는 현 상황에서 오해를 살만한 소지가 있어 제3자 매각을 검토 한 바 있다"며 "타 증권사가 인수할 경우 SK증권의 존재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보유지분 10% 그대로를 그룹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PEF에 넘긴 이후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PEF 외에 마땅한 인수 후보군도 없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30일 미래에셋대우가 SK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양측모두 이를 부인했으며 특히 미래에셋대우가 적극적으로 사실확인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을 높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자기자본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SK증권을 인수할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PEF 매각에 따른 그룹의 신뢰도 유지다.


    지주회사 관련 요건을 강화하는 단계에서 그룹과 손이 닿을 수 있는 PEF에 매각할 경우 진성매각에 대한 논란이 점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매각기한이 2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명확한 입장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룹차원에서는 여러 후보를 두고 손익계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