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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도의 코스피 랠리 속에 빚내서 주식을 투자하는 개미들이 가세함에 따라 수년째 고금리로 주식 투자대금을 빌려주고 있는 증권사들이 표정관리 중이다.
'빚내서 주식투자'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특히 신용융자 금리가 증권사별로 최대 2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어 옥석가리기도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7% 가량 급등하며 박스권 탈출에 성공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추가상승 가능성을 밝히며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에 이어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속속 뛰어들기 시작하며 유동성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는 대출 신용거래융자규모는 현재 7조7000억원 수준으로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거래융자는 반대매매 등의 위험을 안고 있어 무분별한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는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산 주식은 증권사로부터 사실상 담보가 된다.
이미 정해놓은 하락폭까지 주가가 내려갈 경우 원금 손실을 차단하기 위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투자자 동의 없이 되파는 반대매매를 시행하기 때문에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보유한 주식이 한꺼번에 하락할 경우 투자자 의지와 관계 없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증권사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일부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은 여전히 10%가 넘는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자율 기준으로는 최고 이자율을 보이는 증권사와 최저 이자율을 책정한 증권사의 차이가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 수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출기간 30일 이하를 기준으로 보면 KTB투자증권의 이자율은 10.0%로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적용 중이다.
반면 업계 최저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회사는 교보증권(5.0%)으로, 같은 금액을 키움증권에서 빌려 주식을 투자하는 것 보다 교보증권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내에 달성해야 하는 목표수익률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특히 지난 2011년 6월 3.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매년 하락해 현재 1.25%까지 떨어진 반면 대다수 증권사들의 금리는 요지부동이라는 점에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시중금리 대비 높은 이자율로 대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3개 증권사 중에서 최근 1년 내 기준으로 변경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공시한 곳은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8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26곳은 짧게는 1년 이상, 길게는 5년 넘게 이자율을 변경하지 않았다.
그만큼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대출을 통해 고수익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한 영업이 불법은 아니다.
당국은 이자율에 대한 상한 규정 없이 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증권사들의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자율에 맡겨둔 상태다.
고금리 비판을 받고 있는 증권사들도 일제히 "이자율은 내부 산정 방식과 예상되는 리스크에 따라 결정하는 영업방침"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별 이자율과 예상 대출 기간을 미리 확인한 후 신용거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기존에 거래하는 증권사를 잘 바꾸지 않고, 증권사들 역시 이같은 투자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어 스스로 이자율을 대폭 낮출 필요는 없기 때문에 투자자 스스로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