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 해고·정규직 채용 비중·본사 직원 임금체불 등 각종 논란에 획일화된 답변만
쿠팡맨 "사측과 대화 원했지만, 이마저도 거부"
  • 뉴데일리 산업부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DB
    ▲ 뉴데일리 산업부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DB

    "일부 직원의 이야기일 뿐, 회사에서 파악한 바론 사실무근이다."

    쿠팡이 최근 불거진 쿠팡맨 해고, 정규직 채용 비중, 본사 직원 임금체불 논란 등 모든 문제에 획일화된 공식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일부 직원 혹은 음모론자의 이야기일 뿐 회사 내부에서는 큰 불만이나 논란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쿠팡이 일부일 뿐이라고 부정하는 내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다양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쿠팡맨 처우와 관련된 이야기다. 이 내용에 대한 발단은 김범석 쿠팡 대표가 2017년까지 쿠팡맨 인력을 1만5000명까지 충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김 대표의 계획과 달리 현재 쿠팡에서 밝힌 쿠팡맨 인원은 3600여명 수준이다. 이 중 정규직 비중은 38%에 그치고 있다.

    언론의 잇따른 기사에 쿠팡은 업무 효율화를 극대화해 당초 비중보다 획기적으로 인원을 감축할 수 있었으며, 고객들에게 친절한 쿠팡맨을 뽑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까다롭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쿠팡의 공식입장을 반박하는 의견이 나왔다. 강병준 쿠팡맨 사태대책위원회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쿠팡맨 해고 내용 및 현재 인력을 공개한 것이다.

    강 위원장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5월 기준 쿠팡맨 인원은 2237명이다. 이는 쿠팡이 당시 밝힌 총 근무자와 1367명의 차이가 난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계약 해지된 인원만 216명에 달한다. 현재 정규직도 828명에 불과하며 계약직은 1409명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밝혔다.

    최근 3년간 1일 12시간 노동시간 대비 기본배달 처리 건수도 130건에서 150건, 180건, 220건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즉,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폭로한 것이다. 이는 업무 효율화로 쿠팡맨을 크게 늘릴 필요 없다는 쿠팡의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이 논란에 대해 쿠팡 측은 "쿠팡맨 인원은 회사에서 파악하기론 3600여명"이라며 "쿠팡맨의 업무 강도 역시 타사 물류센터와 비교하면 강하지 않다. 일부 쿠팡맨의 불만일 뿐"이라고 관련 내용을 일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엔 본사 직원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4월 입금협약 이후 1~3월 임금 및 상영금 인상 차액분을 지급하지 않았다. 쿠팡 본사 직원이 3000여명 가량으로 보면 체불 규모는 약 60억~90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이에대해 쿠팡이 내놓은 대답은 '역시' 같았다.

    쿠팡 관계자는 "임금체불 문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순 커뮤니케이션 부재에서 발생한 일에 불과하다"고 비슷한 답을 내놨다.

    쿠팡은 이렇듯 모든 논란을 '사실무근'이라고 단정지으면서 단순 오해 혹은 일부 직원들의 불만일 뿐으로 몰아가고 있다.

    동종 업계도 이러한 쿠팡의 대응에 혀를 내두르고 있을 정도다. 조직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는 직원들을 전부 적으로 돌리면서 그들의 잘못으로 상황을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와 인터뷰한 한 쿠팡맨은 "쿠팡의 이러한 대응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해고 문제와 업무 강도 등과 관련해 사측과 속 시원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쿠팡은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버진 그룹 창업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좋은 조직문화를 위한 마술 같은 성공방식은 없다. 그저 자신이 대우받고 싶은대로 구성원들을 대우해주면 된다."

    세계적인 혁신 기업이 되고 싶다는 쿠팡이 더 늦기 전에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