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외국계 출신 센터장 지휘下 감시 강화삼성증권, 리서치 심의기관 권한 격상 등 잇따라
  • 금융당국이 오는 9월부터 각 증권사가 발행하는 리포트에 목표 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율’을 표기하는 공시제도를 도입키로 하면서 각 증권사도 대응책에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9월부터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를 조사분석보고서에 공시하는 방안을 도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일정 비율 이상 목표주가가 변동되거나 투자의견이 변동되는지 심의하는 내부 검증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아울러 애널리스트의 보수를 산정할 때 리포트의 정확성을 반영토록 하는 방안과 조사분석보고서 작성과 관련해 불합리한 관행을 신고할 수 있는 센터를 설치했다.

    괴리율 공시제가 실제 리포트 신뢰도 제고에 효과를 낼 지에 대해서는 증권업계와 당국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90%에 달하는 매수 일변도의 증권사 리포트 발행 관행에 얼마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일선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매수비율 줄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내부적으로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의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리포트 괴리율을 애널리스트 평가에 반영키로 내부 지침을 내렸다.

    이번 대책은 서영호 리서치센터장(상무)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부터 JP모간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으로 11년간 근무한 서 센터장은 통합 KB증권의 초대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도 리포트를 많이 내는 외국계 증권사 출신인 서 센터장이 평소에도 국내 증권사의 매수 리포트 관행을 비판해 온 만큼 이번 지침에도 서 센터장의 신념이 강하게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당국의 움직임과 발맞춰 괴리율 줄이기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는 자체 시스템 개발을 위한 관련 인력 충원에 나섰으며 외주를 통해 도입하는 업체도 있다. 

    삼성증권은 오는 9월부터 자사 리포트의 목표주가 변경 추이 테이블 부분에 괴리율 표기 항목을 만들고 괴리율을 산정하는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정비 중에 있다.

    이와 함께 리서치센터 지원 인력을 강화하고 기존 리서치 운영위원회를 ‘심의위원회’로 명칭 변경해 권한을 강화했다.

    미래에셋대우도 금융위가 내린 조치사항 중 리포트 괴리율을 애널리스트 평가에 반영하는 부분은 이미 자체 인력 평가 시스템을 통해 시행하고 있었으며 괴리율 공시, 기업탐방 투명성 강화 등 다른 정책에 대해서도 사전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9월 제도 시행에 앞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국 지침 수준으로 준수하도록 내부 지침을 정해놓았으며 자세한 내용은 리서치센터의 요청으로 공개가 어렵다”며 “당국 지침과 소비자 이익 보호에 충실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금감원과 금투협의 기준에 맞춰 내부 검증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