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동아에스티·보령제약 등 주요 제약사 개발 속도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및 국내 임상진입… 성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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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역항암제가 향후 제약업계를 이끌 미래 먹거리이자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R&D 트렌드는 이미 글로벌 시장부터 확산됐으며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성과 도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등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며 삼양바이오팜 등 중소제약사들도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 면역 시스템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뛰어나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은 3세대 항암제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에 이르며 2022년 약 91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4년 출시된 PD-1 억제계열 면역관문억제제인 BMS '옵디보'와 MSD '키트루다'가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면역관문은 면역체계의 조절인자로 면역세포가 자신의 건강한 세포들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표지 역할을 한다. 암세포 역시 면역체계를 조종해 면역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이러한 암세포의 면역관문을 억제함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이 면역관문억제제다.

    최근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의 PD-1 및 PD-L1 면역관문억제제가 국산 신약으로는 처음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2016년 9월에 설립된 이뮨온시아는 미국의 임상단계 전문사인 소렌토 테라퓨틱스사와 유한양행의 합작 벤처 회사로 면역항암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6년 애브비와 총 5억2500만달러(약 6400억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관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또 동아에스티는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국내 바이오 기업 에이비엘바이오(ABL Bio)가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항암 신약 기술을 사들이기도 했다.

    보령제약의 자회사 보령바이젠셀은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세포 공격 기능을 강화한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보령바이젠셀은 임상 2상을 통해 악성 림프종 중 하나인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EBV) 양성 NK/T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평가한다.

    중소제약사들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양바이오팜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면역항암제 약물전달 기술인 '나노케이지'를 이전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술은 나노케이지 표면에 면역관문억제제 단백질을 결합하고, 나노케이지 내부에는 항암제를 탑재해 약물의 체내 전달 효율을 높인다. 삼양바이오팜은 이 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박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글로벌 R&D 시장을 휩쓸고 있는 이슈는 단연 면역항암제로 올해도 사그라들기 보다 발전된 형태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할 만한 국내 기업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