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배송 로봇 '고카트', 대전 을지대병원서 첫 임무수행 나서일정 따라 검체 이송 서비스 수행… 스스로 엘리베이터 탑승도글로벌 협업 기반, 24조 물류로봇 시장 '정조준'
  • ▲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유진로봇의 자율주행 물류배송 로봇 '고카트 미니'에 검체를 싣는 모습. ⓒ연찬모 기자
    ▲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유진로봇의 자율주행 물류배송 로봇 '고카트 미니'에 검체를 싣는 모습. ⓒ연찬모 기자


    "24시간 항시 돌아가는 병원에서 불필요한 노동을 줄여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고카트의 자율주행 물류배송 기능을 통해 의료진들이 환자와 관련된 업무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로봇전문기업 유진로봇이 대전 을지대학교병원에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물류배송 로봇 '고카트'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로봇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지난 2014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고카트는 십수 차례에 걸친 국내외 현장 테스트를 통해 지난해부터 상용화에 돌입했다. 

    이미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에 도입돼 물류배송 성능을 입증한 고카트는 15개국 수요자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협업을 통해 지속 성장 중인 물류배송 로봇 시장 성장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 ▲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탑승해 물류를 이송하는 유진로봇의 '고카트 미니'. ⓒ연찬모 기자
    ▲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탑승해 물류를 이송하는 유진로봇의 '고카트 미니'. ⓒ연찬모 기자


◆혈액 운반부터 폐기물 수거까지… 혼자서도 '척척'

8일 방문한 대전 을지대학교병원에서는 유진로봇의 독자적 자율주행 솔루션이 탑재된 물류배송 로봇 '고카트 미니'가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관 5층 채혈실에 준비된 혈액·소변 등 검체들을 본관 2층에 위치한 진단검사의학과로 가져오는 것이 이날 주어진 미션이다.

직접 눈으로 살펴본 고카트 미니는 초당 0.5m(최대 1m)의 속도로 본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경사로를 손쉽게 건너는가 하면, 5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 모두 손 하나 댄 적 없지만 어느새 엘리베이터 버튼에는 빨간 불이 켜져 있었다. 정해진 대기 장소에서 중앙 서버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엘리베이터를 호출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탑승을 마친 고카트 미니는 채혈실 앞까지 서서히 이동한 후 본체 전면에 위치한 선반을 열고 의료진이 검체 샘플을 넣을 때까지 대기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하루 2번 이 같은 검체 운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번에 500~600개 검체 샘플을 안전하게 실어나를 수 있다. 고카트 미니는 최대 10kg의 물류 이송이 가능하다.

임춘화 진단의학과 교수는 "검체의 경우 무게는 크지 않지만 사람이 직접 전달해야하는 번거로움에 따라 의료진과 환자의 접촉 시간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었다"며 "고카트 미니를 통해 소모적인 노동을 줄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검체 수거를 마친 고카트 미니는 다시 목표 위치를 설정한 후 본관 2층으로 돌아갔다. 가는 도중 의료진 및 환자들과 마주칠 경우 지나갈 때까지 대기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송을 마친 후에는 충전 장소로 돌아가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했다. 고카트 미니의 일반적인 사용시간과 충전시간은 각각 3시간이다. 

현재 을지대병원 측은 2대의 고카트 미니를 도입·운영하고 있으며, 동일 모델 2대와 최대 120kg의 물류 이송이 가능한 '고카트' 1대가 예비용으로 자리하고 있다.


  • ▲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유진로봇의 자율주행 물류배송 로봇 '고카트 미니'와 함께 이동하는 모습. ⓒ연찬모 기자
    ▲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유진로봇의 자율주행 물류배송 로봇 '고카트 미니'와 함께 이동하는 모습. ⓒ연찬모 기자


  • ◆물류로봇 시장, 2021년엔 24조원 달해… 협업 통해 경쟁력 강화

    이날 유진로봇은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지속 성장 중인 물류로봇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 세계 물류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조6000억원에서 오는 2021년에는 2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생산량 역시 같은 기간 4만대에서 62만대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발빠른 대응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박성주 유진로봇 부사장은 "고카트는 병원, 호텔, 공장, 도서관 등 물류 이송이 일어나는 모든 곳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며 "현재 약 15개국의 수요자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공격적인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유진로봇의 주식을 인수한 밀레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로봇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밀레와 공동개발한 로봇청소기 2개 제품은 올 상반기 유럽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사람의 동선과 겹치는 문제 등에 따라 일부 성능 개선 및 더 나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힘쓰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박 부사장은 "동선 문제의 경우 고카트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으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로봇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로봇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