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투자 '파라다이스시티' 첫 해 300억대 적자 2.5조 투자 '시저스-인스파이어' 2020년 개장… 더 큰 우려
  • ▲ 지난해 4월 개장한 인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 파라다이스
    ▲ 지난해 4월 개장한 인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 파라다이스



    국내 카지노 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복합카지노리조트의 실적이 영 신통치 않다.  

    카지노에 쇼핑몰, 호텔, MIICE 시설을 갖춰 이른바 큰 손을 불리는 VIP 고객 외 다중의 일반 관광객까지 유인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성과는 미약하다.

    동북아 최초의 복합카지노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 오픈 즈음에 사드보복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지면서 주 타깃이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좀체 발걸음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두 곳의 복합카지노가 2020년 개장을 목표로 또다시 착공에 들어갔다. 한 곳도 버거운 마당에 이대로 2-3곳이 더 늘 경우 겉만 번지르르한 속빈강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카지노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221만명으로 집계됐다. 복합리조트가 생기기 전인 2016년 236만명에 비해 오히려 6%  줄어든 숫자다.

    역시 사드 이슈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통상 매출의 60%를 중국에 의존하다 보니 일본 동남아 대체시장 발굴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문제는 외국인 고객 감소세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296만명이 방문해 300만명 돌파를 기대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중국의 반부패 정책이 맞물리면서 2015년에는 261만명으로 줄었다. 2016년에는 236만명, 다시 지난해에는 221만명까지 떨어졌다.

  • ▲ 2014~2017 외국인 국내 카지노 방문객 추이 ⓒ 문화체육관광부, 카지노관광업협회 (자료출처)
    ▲ 2014~2017 외국인 국내 카지노 방문객 추이 ⓒ 문화체육관광부, 카지노관광업협회 (자료출처)




    ◇ '제2 마카오' 영종도, 2020년 복합카지노 세 곳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제2 마카오'를 꿈꾸는 인천 영종도는 카지노 붐이다.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이 초대형 복합리조트 유치에 열을 올린 덕이다.

    현재 영종에는 영업 중인 파라다이스시티 외에 인스파이어와 시저스가 복합리조트 공사에 들어갔다. 세 곳 모두 외국인 카지노와 특급호텔, 쇼핑몰이 함께 들어선다.

  • ▲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시설 개발 현황 ⓒ 인천경제청
    ▲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시설 개발 현황 ⓒ 인천경제청



    세 곳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천문학적 금액인 4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4월 개장한 파라다이스의 경우 1, 2차 개장에 약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다.

    중국 푸리그룹이 투자해 지난해 9월 착공한 시저스 리조트는 7400억원, 미국 MGE 등이 투자한 인스파이어는 1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두 시설은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최근 인천경제청과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부지계약을 체결한 중국 랑룬그룹도 카지노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정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신규 업체가 연이어 들어서자 업계의 우려도 상당하다. ‘잭팟’을 노려 수조원을 투자한 복합리조트가 자칫 계륵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후에도 실적이 정체된 파라다이스그룹의 사례를 보면 섣부른 생각도 아니다.

    ◇ '2조' 투자 본전은 언제쯤… 파라다이스의 눈물

    지난해 파라다이스시티를 개장해 영종 '카지노 시대'의 닻을 올린 파라다이스는 근심이 가득하다. 사드 여파로 자사 5곳의 카지노 실적이 떨어진 데다가, 2조원대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301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매출액은 6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올해 9월 중 부티크 호텔, 쇼핑몰 등을 포함한 2차 개장을 앞두고 동남아, 일본 등의 신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집나간 중국 큰손들은 돌아오지 않고, 해외 신시장을 개척 하려니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다. 이마저도 성과화 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악화된 실적으로 마케팅 비용도 예전보다 위축될 전망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중국 반부패 정책, 사드 등 연이은 악재로 국내 카지노 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당장 중국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 또 우리 시장의 역설적인 한계"라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일본 등 시장 다각화를 통한 중국 의존도 완화는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과제"라며 "다만 대체 시장 공략이 단번에 성과화 되기는 어려워, 시간을 두고 지속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