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기획부터 제조까지, 고급 자체브랜드 전략으로 가성비 고객도 확보'아디르' 20%, '델라라나'도 30% 매출 초과 달성명품 브랜드와 경쟁·재고 관리·수익 구조 창출 등은 과제로 남아
  • ▲ '아디르' 대구점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 '아디르' 대구점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우리 고객의 취향은 우리가 제일 잘 안다는 자신이 있었죠." 

신세계백화점의 차별화 된 프리미엄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다이아몬드와 캐시미어 등 가성비와 가심비를 앞세운 럭셔리 자체상표(PB) 브랜드가 출시 초반 업계의 우려를 뒤로 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13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브랜드 '아디르'와 캐시미어 전문브랜드 '델라라나'가 기대치를 뛰어넘는 매출 성과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아디르'는 
누적매출 기준으로 당초 목표치를 20% 초과했으며 재구매율도 20%에 달해 브랜드 인지도 등 신규 브랜드 진입장벽이 높은 주얼리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델라라나'는 목표치를 30% 초과하는 매출을 거두며 신세계백화점에 입점된 캐시미어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판매, 브랜딩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추진하는 PB 브랜드는 합리적 가격에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PB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운영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일반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에 차별화 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통 업체들이 다수의 PB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다이아몬드와 캐시미어 등 럭셔리 제품은 예외로 분류됐다. 백화점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고가 제품의 경우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브랜드 인지도에 따른 디자인, 품질에 우선순위를 두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의류나 리빙, 생활잡화 등의 PB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고가의 프리미엄 PB를 선보인 것은 현재로서는 신세계백화점이 유일하다. 때문에 신세계백화점이 '아디르'와 '델라라나'를 선보였을 때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PB를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비싼 럭셔리 제품을 PB로 구매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며 "신세계백화점의 럭셔리 PB 전략이 초반에 성과를 내면서 시장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명품 등 럭셔리 업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신세계백화점이 이를 얼마나 발 빠르게 따라가서 경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재고 관리와 꾸준한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것도 아직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가의 결혼 예물이나 고품질의 캐시미어 의류를 살 때 많은 고객들이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리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품질과 디자인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선보인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6년 프리미엄 PB 브랜드를 선보이며 
기존 백화점 고객에 더해 품질과 가격의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가성비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 ▲ '아디르' 제품 사진. ⓒ신세계백화점
    ▲ '아디르' 제품 사진. ⓒ신세계백화점


    2017년 2월에 론칭한 '아디르'는 세계적인 해외 주얼리 브랜드와 동일한 원석 공급 딜러로부터 최상급 다이아몬드를 직접 공급받고 일본 주얼리 전문 세공 장인들이 만들고 있다.

    가격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 대비 20% 가량 낮은 가격대로 책정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감정기관 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 미국 보석 감정위원회)의 감정서와 신세계백화점 자체 감정서를 함께 제공해 신뢰성을 높였다.

    '아디르'는 
    주요 타깃으로 결혼을 앞둔 20~30대 고객들을 겨냥했지만 구매력 높은 40~50대 중·장년층까지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고객수는 30대가 1위를 차지했지만 매출액은 4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
    아디르가 젊은 웨딩고객뿐만 아니라 큰 손 중·장년층에서도 인기를 끌며 객단가가 높은 초고가 상품수요도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급 컷팅 및 셋팅이 가미된 2000만원 이상의 하이주얼리 라인을 기존 대비 10% 이상 늘려 고가 수요를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구매율도 의미있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아디르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한 사람이 2번 이상 구매한 재구매 고객 비율이 20%에 달했다. 
    주얼리의 경우 높은 가격 때문에 같은 브랜드의 재구매 주기가 긴 것이 보통인데 신규 론칭 브랜드의 재구매율이 20%를 나타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신세계 측 설명이다.

    장수진 신
    세계백화점 아디르 장수진 팀장은 "20~30대 예비신혼부부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이끌려 프로포즈 반지로 구매한 후 상품의 우수한 품질에 반해 다시 결혼 예물을 사러 오는 고객이 눈에 띄게 많다"고 설명했다.

  • ▲ '아디르' 제품 사진. ⓒ신세계백화점


    '아디르'에 앞서 2016년 9월 론칭한 신세계백화점 캐시미어 자체브랜드 '델라라나'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델라라나'는 단정하고 심플하지만 세련된 스타일의 캐시미어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고 싶은 신세계백화점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원사 수입부터 디자인과 제작까지 세밀하게 준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론
    칭 2년 전부터 캐시미어 브랜드의 기획, 디자인, 운영 등을 전담하게 될 전담팀을 구성했고 타깃 고객층인 VIP고객과 멤버십 고객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신세계 고객들이 원하는 캐시미어 상품을 연구했다.

    최상급 캐시미어 브랜드로 유명한 로로피아나와 이탈리아에서 가공된 원사를 직접 수입해 상품을 만들지만 가격은 백화점 캐시미어 브랜드의 절반 수준인 40만~60만원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캐시미어 의류를 주로 입는 가을·겨울시즌인 2016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델라라나 매출은 계획 대비 30%를 초과했다. 캐시미어 비수기인 봄·여름 시즌에는 
    휴가지에서 가볍게 입을 수 있는 랩 스커트, 비치웨어 등을 선보여 여름 매출도 계획 대비 두자릿 수 초과 달성하는 등 호조를 이어갔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고객의 니즈가 급변하는 유통업계에서 향후 백화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지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한 발 앞서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며 "
    신세계백화점 자체브랜드는 품질과 가격의 합리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근 소비트렌드에 맞춰 더욱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
    아디르'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대구점 2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델라라나'는 본점, 강남점, 광주점, 경기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총 6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델라라나'는 빠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께 '쓱닷컴' 내 전문관을 오픈하고 온라인몰에도 입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