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임 후 첫 회의 주재금리 변경 전 사전 신호 無…다음 행보 관심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이달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열 총재가 연임된 이후 주재하는 첫 회의이고, 한미 양국 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및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 방향을 동결로 내다보고 있다. 현 기준금리 수준은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연 1.5%에서 부동 상태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역전됐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당장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 데다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주 이유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발발,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 부정적인 대외변수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크게 드러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이런 문제가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지속되는 저물가 상황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점 등을 감안해도 추가 인상은 쉽지 않다.

올 상반기 중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이번 주와 5월 두 차례다. 하반기에는 7월, 8월, 10월, 11월 네 차례 개최된다.

연임에 성공한 이 총재도 올해 조기 인상론에 거듭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금리 동결 의견에 힘을 싣는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하락의 영향으로 기준금리 운용 폭이 종전보다 협소해져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며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실물경제나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관전 포인트는 이 총재가 금리 인상 신호를 줄지, 안줄지 여부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한은이 기조적으로 금리 인상을 진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변동이 있기 직전 달에 금통위 소수의견을 통해 금리 방향에 대한 신호를 내보낸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수의견 여부에 따라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총 금리인상 횟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만장일치 동결이라면 5월 인상 가능성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같이 매 분기에 한 번씩 인상하는 기조적인 흐름은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정책금리 인상이 올해 적어도 세 차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리 인상은 한 번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경제성장이 수출 주도로 이어지며 내수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과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이자부담을 포함해 물가 흐름이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신중하게 금리인상 결정을 하겠다는 이 총재의 단단한 발언이 완화적 입장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은 5월보다는 7월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금통위원들의 소수의견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