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23일자 오피니언면 '기자의 눈'에 이 신문 정혜진 사회부 기자가 쓴 <'복직반대’에 입닫은 김창호 처장의 선택>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복직과 관련해 오보 가능성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명지대 복귀 논란 이후 첫 통화에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이같이 말했다. 무엇이 오보냐는 질문에는 “제대로 취재하라”며 윽박지른 뒤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거취를 묻는 사람들에게 공직에서 물러나면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로 돌아간 뒤 외국 대학에 ‘교환교수’로 가겠다고 말해 왔다.

    그런 그가 새해 들어 입을 꼭 닫아 버렸다. 명지대 내부에서 김 처장의 강단 복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다.

    명지대는 이번 주부터 새 학기 강의 준비에 나섰다. 각 학과는 3월부터 시작하는 새 학기의 개설 과목과 교수 배정 상황을 지난 주말 대학 본부에 모두 제출했다.

    김 처장은 학교에 복직 신청은 물론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처신에 대해 한 교수는 “교수들의 반발에 놀라 비난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다음 달 안에 복직이 되면 과목 배정은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복직이 아직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인 셈이다.

    국정홍보처장에 임명된 2005년 3월, 그는 신설 학과 학과장직을 23일 만에 그만두며 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했다. 뒤늦은 복직으로 학생들이 다시 피해를 보는 일쯤은 그에게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교수와 학생 모두 3년 전처럼 당하고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명지대 교수협의회와 보직 교수들은 이달 초 노무현 정권에서 ‘언론 대못질’에 앞장선 그의 공직 경험이 언론 관련 학과 교수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학교에 전달했다.

    김석환 교수협의회 의장은 22일 “2월 중순 열릴 ‘총장과 교수와의 대화’에서 복직 반대 의사를 다시 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교수 모두 논문 실적, 한 학기 수업시간을 따져 승진, 재임용 심사를 거친다”며 “김 처장도 휴직 기간의 경험이 학교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판 언론을 적대시하며 여론의 흐름을 왜곡했던 그가 대학에 복귀하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기자실 대못질은 옳은 것이라고 궤변과 요설을 계속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