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7회 칸 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에 오른 게토레이 광고 'REPLAY' ⓒ 뉴데일리

    중년 남성들의 못다한 꿈을 이뤄준 게토레이사의 캠페인이 칸 국제광고제의 PR부문 그랑프리에 올랐다. 우리나라 NHN의 네이버 캠페인 ‘한글 한글 아름답게’도 같은부문 은상을 차지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칸 국제광고제에서 가장 관심은 모은 부문 중에 하나인 Promotional and Public relations(PR)부문의 그랑프리에 게토레이의 ‘리플레이(REPLAY)’가 수상했다.

    미국에서 실시된 이 캠페인은 과거로 시간을 되돌린다. 15년 전 아쉽게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고등학교 미식축구 선수들이 어른이 된 후 다시 한 번 맞붙는다.

    이 광고는 어릴 적 스포츠 음료를 즐겨 마셨던 30대 이상의 남성을 타깃으로 했다. 통계적으로 70% 이상의 남성들이 운동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1993년 펜실베니아의 이스튼, 뉴저지의 필립스버그 이 두 팀은 7-7 무승부를 기록, 그 해에 영원히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이 두 학교는 1905년부터 매년 추수감사절마다 경기를 치러온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 못지않게 이들의 재경기에 주변의 관심도 대단했다.

    이 경기에 1만5000장의 티켓은 90분 만에 팔려나갔고 캠페인은 온라인 웹사이트, TV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PR부문 심사위원장 폴 타페가 그랑프리 수상자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 뉴데일리

    스포츠는 단 한 번의 경기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그 시간은 되돌릴 수는 없으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만, 그때 그 순간으로 돌아갔으면’이라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다.

    15년 전으로 돌아간 선수들은 ‘두 번째 기회’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다. 날렵했던 학창시절과는 달리 무거워진 몸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갔다. 15년을 아쉬워하며 살아왔던 과거에 ‘후회’를 지우기 위해서다. 이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온라인에서는 중년의 남성들은 커뮤니티를 형성, 예전의 탄탄한 몸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고, 각 미식축구팀은 페이스북에도 등록돼 팔로워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이들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필립스버그가 17년 만에 27-12로 큰 승리를 거뒀다.

    큰 흥행을 거둔 미식축구 경기에 이어 두 번째 REPLAY는 1999년 경기 중 목 부분이 스케이트 날에 베어 경기를 포기해야했던 미시간 고등학교 아이스하키팀을 위해 준비됐다. 지난 10년 간 면도를 할 때마다 자신의 목 부분의 상처를 보며 절망해왔다는 그는 게토레이의 도움으로 ‘재경기’를 치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게토레이는 이 같은 경기가 열린 지역에서는 판매량이 63%나 치솟고 약 36억에 이르는 미디어 광고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CNN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방송사에 스포츠 뉴스에 보도돼 2억5000만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프로모 액티베이션&PR 부문의 그랑프리 수상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 뉴데일리

    PR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폴 타페(Paul Taffee)는 “이 작품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감성적 레벨에서 어필하는 분야를 만들어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8년 한글날을 기점으로 한글 무료 글씨체 제공, 손글씨체 콘테스트 등 꾸준히 우리말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는 NHN, 네이버의 ‘한글 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이 은상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다.[=프랑스 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