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29일 방송에 지경부, 한수원 강하게 반박다음 아고라선 ‘체르노빌보다 더 위험하다’ 주장까지 제기
  • 지난 29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브리핑 이후 ‘방사능 괴담’이 더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MBC <PD수첩>이 ‘한국도 위험하다’는 요지의 방송을 내보내자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방폐장 공단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PD수첩> vs. 지경부-한수원-경주방폐장관리공단

    지난 29일 MBC <PD수첩>은 ‘현재 고리 1호기 등 우리나라의 초기형 원전에 대해 정부가 일본식 비등경수로형과는 다르고 증기발생기 내 세관(細管) 또한 지진 발생 시 손상 가능성이 있고, 부지 높이가 5.8m로 10m 해일이 닥칠 경우 안전을 담보 못한다. 이에 지역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정부와 한수원이 수명연장을 강행했다’고 방송했다.

    <PD수첩>은 또한 경주 방폐장에 대해서도 ‘해당 부지의 암반상태가 불량함에도 불구하고 경주가 방폐장 부지로 선정됐다. 또한. 공사장에서 하루 1,000톤이 넘는 지하수가 나와서 구조물이나 폐기물이 쉽게 파손될 가능성이 있으며 공단 측에서는 폐기물 저장고의 콘크리트 부식기간이 1,400년이라 주장하나, 설득력이 없다. 독일 아세 방폐장의 경우 지하수 문제로 작년 봄부터 운영을 중단하고 6.3조 원을 들여 복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이 방송이 나가자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 방폐장 관리공단은 공동 보도 자료를 통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PD수첩>이 손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고리 1호기의 증기발생기 세관의 높이는 약 10m이며, 전체적으로 7~11개의 지지물에 의해 고정되어 있어, 실제 최신 지진해석기법을 적용해 상세구조평가를 실시한 결과 지진으로 인한 손상발생 가능성의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고리 1호기는 해당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치의 폭풍과 해일(3.4m)을 고려해 부지 높이를 5.8m로 만든 것이며, 이 밖에도 7.5m의 해수방벽을 갖추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지질구조 등을 고려해볼 때 MBC가 말한 10m이상 해일의 발생 가능성은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PD수첩> "고리 1호기, 10m 해일 일면 위험" vs. 정부 "그런 해일 가능성 거의 없고, 비상대책도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지각판의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대형지진이나 해일 발생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며, 설령 10m이상 해일이 실제 일어나, 원전이 침수되어 비상전원이 상실된다 하더라도 지금 시스템으로는 수증기로 구동되는 보조급수펌프로 냉각기능이 유지되며, 여기에 더해 일본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전건물 및 비상전원공급 계통의 방수화 등 전원상실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추가로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내진설계 의혹을 지적한 점에 대해서는 “국내 원전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모든 지진과 단층 등 지질구조를 기초로 안전여유를 고려한 예측 최대지진을 전제로 설계했다. 기존원전은 지진강도 0.2g(리히터 6.5), 새로 건설된 원전은 지진강도 0.3g(리히터 7.0)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원전 바로 아래에서 해당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원자로가 안전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원전 또한 원자력안전기술원이 확인한 결과 0.43g(규모 7.3)까지 안전한 것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고리 1호기 수명연장 사업에 대해서도 한수원, 지경부 등은 “한수원과 지역주민 간의 합의를 거쳐 계속 가동되는 것이며, 규제기관(교과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2007년 12월 IAEA의 사전점검과 엄격한 안전성 심사를 거쳐 허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수원, 지경부 등은 “원전은 국가 ‘가’급 보안시설인데다 관련 회사의 지적재산권 정보도 들어 있어 누구에게나 완전히 공개하기는 곤란하다”며 “다만, 지금까지 국회 등이 요구하면 열람할 수 있도록 했고, 일반인들도 요구 시 보안사항을 제외하고는 열람이 가능한 상태”라며 마치 ‘정부가 일부러 평가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방송한 <PD수첩>의 주장을 반박했다.

    경주 방폐장 부지 암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수원과 지경부, 방폐장 관리공단 측은 “해당 방폐장 부지의 기반암, 지층이 균열이 많고 연약한 암반인지, 또는 석회암이 존재하는 것인지, 활성단층인지 등은 부지 선정 이후 인허가심사(교과부, KINS), 정부 진상조사(2009년 7월) 및 지역공동협의회 검증 등 3차례 걸쳐 그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 다음 아고라에서 나도는 '방사능 괴담'. '광우병 괴담' 당시의 글들과 매우 흡사하다.
    ▲ 다음 아고라에서 나도는 '방사능 괴담'. '광우병 괴담' 당시의 글들과 매우 흡사하다.

    한수원과 방폐장 관리공단 측은 “이 조사에 따르면 당초 예상보다 암반상태가 나빠 보강공사로 공사기간이 연장되기는 했지만, 지역주민이 참여한 지역공동협의회 주관으로 안전성 검증조사를 한 결과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당초 예상보다 불리한 암반 사정은 보강공법으로 보완할 수 있는, 시공기술 문제지 방폐장의 안전성과는 별개”라고 지적했다.

    <PD수첩> "지하수 때문에 방폐장 위험" vs. 정부 "시공 기술 문제일 뿐"

    또한 독일의 한 방폐장을 예로 들며, ‘경주 방폐장 공사현장에서 하루 1,000톤이 넘는 지하수가 나와 구조물이나 폐기물이 쉽게 파손될 수 있다’는 <PD수첩>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경부 등은 “<PD수첩>이 예로 든 독일 방폐장은 버려진 소금광산을 별 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사용하다 사고가 난 곳”이라며, “경주 방폐장에서 나오는 지하수는 차단이 가능하며, 향후 운영 중에는 사일로 내부로 물이 침투하지 않도록 설계했다”며 “폐기물은 콘크리트 사일로(두께 60cm)에 넣은 뒤 방수시트 등으로 밀폐․보호되며, 폐쇄 후에는 내부를 쇄석과 콘크리트로 채운 후 밀봉하므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경부, 한수원, 방폐장 공단 측은 또한 ‘콘크리트의 부식기간이 1400년이라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없다’고 방송한 내용에 대해 “콘크리트 부식기간이란 방사성 물질의 유출을 막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간으로 그 두께 60cm 중 10cm가 부식된 것을 기준으로 하는데 경주방폐장과 비슷한 두께(약 60cm)의 콘크리트 사일로를 사용하는 핀란드는 부식기간을 4,000년 이상으로 잡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경부, 한수원, 방폐장 관리공단 측의 보도 자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요 포털과 커뮤니티 등에서는 괴담을 퍼뜨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다음 아고라에서는 일부 네티즌들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는 곧 방사선에 피폭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2008년 ‘광우병 사태’와 비슷하게 발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