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대변인', MBC 앵커에서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왼쪽부터 이준 신임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 및 삼성전자로 옮기는 이인용 현 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신임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를 내달 1일자로 단행한 가운데 이번 인사의 숨겨진 배경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인사 배경은 그룹이 추진 중인 '마하경영'의 효율적 실행을 위해 미래전략실 팀장급 전진배치로 현장을 강화하고 권한을 위임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의 경영인프라 강화 차원에서 미래전략실 인사·커뮤니케이션·법무 인력을 전진배치했다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건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에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가 배치된 상황이다. 통상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삼성그룹을 대변하는 '변호인'과 같은 존재다.

이준 신임 팀장은 1960년생으로 장충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언론인 출신이다. 

조선일보 기자로 일본 도쿄특파원 및 논설위원, 경영기획실 실장, 편집국 부국장 등을 거쳤다. 같은 계열의 종합편성채널 TV조선 개국 때 보도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전무로 스카우트됐다.

이 신임 팀장은 삼성 입사 6개월만에 그룹 미래전략실 핵심 보직인 커뮤니케이션팀장 자리에 앉게됐다.

그는 앞으로 그룹 인사 및 그룹사 사업 재편, 그룹 이슈 전반에 대한 삼성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주력할 예정이다.

기존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발탁됐다.

이 팀장은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으로 지난 2005년 6월 MBC 보도국 부국장을 지내다 삼성전자 홍보팀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준식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해외연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삼성 안팎에서는 파격적 인사 단행이라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의 팀장급 직급 '역전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행으로는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 팀장급이 계열사인 삼성전자 팀장급보다는 직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장 강화라는 명목으로 계열사인 삼성전자 팀장급에 사장급 또는 부사장급 고위 임원이 배치된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은 전무와 신임 부사장급 인력을 미래전략실 팀장으로 선임해 현장 지원에 충실하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영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 홍보, 법무 인력을 전진배치했다는 공식 입장만 밝힌 상태다.

한편, 삼성은 이인용 사장과 이준 신임 팀장 이외에도 지난해 연말 SBS 부국장 출신 백수현 전무, 문화일보 출신 백수하 상무 등 언론인을 영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