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의회 첫 집회에 학교측 '경운기' 등 동원해 방해공작 피고 "등록금 어디에 쓰였냐"학생 물음에, "알고 싶으면 교무처로 와라" 2000명 넘는 학생들 이인수 총장 해임 서명 운동에 동참 대학측 "학생들 자율의사에 맡겨야 해" 對 교수협 "학생 자율의사 반하는 행위한 적 없어"
  • ▲ 지난 10월 29일 합법적으로 열린 교수협의 집회자리에 학교측이 취업설명회를 열어 교직원과 교수 간 다툼이 일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지난 10월 29일 합법적으로 열린 교수협의 집회자리에 학교측이 취업설명회를 열어 교직원과 교수 간 다툼이 일고 있다.ⓒ뉴데일리경제

     

    김무성, 박희태, 정세균 의원까지 줄줄이 드러난 정치권 인사들의 등장에 이인수 수원대 총장 배후에 비호세력이 있다는 논란이, 논란에서 사실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비리복마전'이라는 불명예를 얻은 수원대는 실제로 지난 교육부 감사에서 33가지의 비리가 적발됐다. 이인수 총장은 아들에게 허위 졸업 증명서를 발급했고 이에 교육부가 수사 의뢰에 나섰으며, 최근 이 총장의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로 드러났다. 점입가경으로 대학운영관련 학생들의 복지 또한 벼랑 끝으로 떨어져, 4500억의 적립금을 자랑하지만 교육비 환원률은 전국 최하위권에 실험실습비·교육지원비 수도권 최하위권 기록까지…. 실로 학생을 위하는(?) 학교운영을 행하고 있다. 

     

    ◇"등록금은 학생에게, 교육은 정상화로", 첫 샅바 바투 잡은 수원대 교수협의회

     

    지난 10월 29일, 호봉제 교수인 화학공학과 배재흠, 환경공학과 이상훈, 도시 및 부동산개발학과 이원영, 건축공학과 이재익 교수와 계약제 교수인 연극영화과 장경욱, 정보미디어학과 손병돈 교수까지 총 6명의 해직교수들이 학교 앞에서 첫 집회를 열었다.
     
    교수협은 그동안 1인 시위 밖에는 할 도리가 없었다고 전했다. 교수협은 "학교는 우리의 의견이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실제로 교직원들은 집회신고를 선점하기 위해 매일 순번을 정해 경찰서를 가 등록을 한다"고 이번 집회의 소중함을 언급했다.   

     

    이날 집회는 교수협이 정식적인 절차를 거쳐 따낸 합법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학교 정문 양 옆에는 '취업 정보처 드림 job' 설명회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에 배재흠 교수는 "학교측이 교수들의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저렇게 아침부터 나와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일 오전, 수원대 교직원들과 해직 교수들 간 자리다툼은 치열했다. 이재익 교수는 학교측에 "합법적으로 집회 허가를 받았으니 취업설명회 탁자며 팻말이며 다 치워주십쇼"라며 요구했다. 이에 학교측은 "학생들 교육을 위한 것"이라며 "학교가 학생을 위한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데 왜 막냐"며 반박했다. 그 과정에서 경미한 몸싸움마저 일었다.

     

    교직원들은 "해직 교수는 들어올 수 없어, 어딜 감히 교내로 들어오려 해"라며 집회를 정당하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러 정문을 통과하던 장경욱 및 이재익 교수의 학교 진입을 완력으로 저지하기도 했다. 학교와 교수 간 공방전은 경찰이 나서 교직원에게 "정당한 집회를 방해하면 곤란하다"고 얘기한 후에라야 일단락됐다.   

     

    또 주위에 있던 교직원 중 몇몇은 "학교측에서도 자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카메라를 들고 당일 모습을 모두 영상으로 담아갔다. 이에 배재흠 교수는 "특강을 들으러 오는 학생들의 면면을 채증하기 위해 영상을 찍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특강에 참여한 한 학생이 해직교수들의 부당함을 알리는 편지를 써 나무에 걸었다.ⓒ뉴데일리경제
    ▲ 특강에 참여한 한 학생이 해직교수들의 부당함을 알리는 편지를 써 나무에 걸었다.ⓒ뉴데일리경제

     

     

    특강에 참여한 수원대 3학년 학생은 "이번에 복학하고 나니 교수님이 안 계셔서 이제야 이 사태를 알게 됐다"며 "학생들이 교수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을 학교측에서 철저히 견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멀리서 집회를 지켜보던 수원대 2학년 학생은 "여기에 가담하면 학과장 및 지도교수님들이 장학금이나 성적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학생들의 학부모에게 연락을 해 지도편달을 하거나, 취업 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학생들도 적잖았다. 학교측의 삼엄한 경비에도 불구 이날 학생 수십명은 특강에 참여해 해직교수들에게 힘을 실었다.

     

  • ▲ 학교측이 경운기를 공회전 해 소음을 만들어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 학교측이 경운기를 공회전 해 소음을 만들어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학교측의 집회에 대한 방해는 집회가 해산 될 때까지 이어졌다. 집회 반대편에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한 교직원은 '파면교수 의혹제기 떨어지는 취업률'이라는 피켓을 앞에 두고 맞불 시위를 놨다. 그는 자발적인 시위라고 답했지만 시위 관련 자세한 사안은 함구했다. 또 학교측은 오후 교수협이 '수원대 정상화를 위한 길거리 특강'을 열자, 경운기를 공회전 시켜 소음을 만들며 방해하기도 했다.

     

    현재 수원대는 계약직 교수 2명 제외하는 조건으로 파면된 호봉제 교수 4명에게 복직을 제안했지만 이에 해직교수들은 부당함을 토로하며, 전원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11월 28일, 파면을 취소하라는 교원소청위 결정에 학교측이 불복해 제기한 행정 1심 선고는 소송 기각 판정을 받은 바 있다.

     

    ◇ 경운기에 이어 등장한 보행로를 가득 메운 '키 큰 묘목들'

     

    10월에 이어 11월 25일에는 학생들이 피켓시위에 나서 파면된 교수들의 복직을 요구했다. 연영과 학생들은 이날 가두시위에서 '부탁합니다. 우리의 교수님을 돌려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이날 참여한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2014년 학교에서 배운 것은 눈 가리고, 귀 막고, 입 막는 것 밖에 없다"며 "이제는 소리를 내보려고 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수원대 4학년 학생은 이날 교직원에게 "쌓여있는 적립금들 어찌 쓸 것이냐"고 묻자 교직원은 "나중에 교무처로 오면 4000억원이 어떻게 쓰이는 지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이어 교직원은 4학년생인 그에게 취직을 어디로 하고 싶느냐고 물어왔다.

     

    학교 관계자는 "적립금 4000억 원을 공대와 경상대 건립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본래 학교 신축공사 비용은 학생 적립금이 아닌 재단비용에서 출자해야 하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 ▲ 11월 27일 집회가 이뤄져야 할 장소에 키 큰 나무들이 자리해 있다.ⓒ뉴데일리경제
    ▲ 11월 27일 집회가 이뤄져야 할 장소에 키 큰 나무들이 자리해 있다.ⓒ뉴데일리경제

     

     

    학생들의 시위가 있은 후인 27일에는 해직교수들의 2차 집회가 있었다. 며칠 전에는 없었던 묘목들이 화분에 심어진 채로 학생들이 보행하는 통로에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속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나무들로 인해 교수들은 차도 위에서 이인수 총장 해임 서명 운동을 실시해야 했다. 현재 도로위에 배치된 나무들은 불법적치처분을 받고, 시정계고장을 받은 상태다. 
     
    배재흠 교수는 이에 "차도 건너편에는 학교측이 부른 용역직원들이 실시간 우릴 감시하고 있고, 학생들의 서명을 저지하기 위해 50개 학과장들의 하달에 따라 교수들이 순번제로 나와 감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교수협의 서명에 반대하기 위해 학교측은 '잘못된 서명에 동참하지 맙시다'는 현수막 걸어 이인수 총장 해임 서명 운동에 반대 운동을 가하고 있다.

     

  • ▲ 11월 27일 총장 해임 서명에 학생들이 동참하고 있다. 배재흠 교수협 대표가 총장 해임 서명 팻말을 들고 1인 시위에 임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 11월 27일 총장 해임 서명에 학생들이 동참하고 있다. 배재흠 교수협 대표가 총장 해임 서명 팻말을 들고 1인 시위에 임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현재 서명운동에는 대략 2000명이 넘는 수의 학생 및 관계자가 참여했다. 당일 오후에는 다산인권센터 및 학생, 교수들이 참여해 길거리 특강을 열어 인권침해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 서명운동 관련 학교 관계자는 "해직교수들이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 강압적으로 서명을 독려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학생들의 자율적 의사가 부재된 서명운동은 부당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해직교수들에게 물어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손병돈 교수는 "학생 한 명에게 부탁해 받는다고 결과가 크게 달라질 사안도 아니며 학교가 학생들을 상대로 채증을 하고 있는 현 상황 속,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서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향후 학교측은 학생들이 이인수 총장 해임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과대학별로 교수들을 순번제로 교문 앞에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