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가중되자 그린피스 지적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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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수십 년 전부터 사용이 중단된 부실 원전 자재가 한국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정면 반박해 이목이 집중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0년 전 '인코넬 600'이라는 합금소재의 내구성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한국은 이 소재를 사용한 부품을 사용하고 있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린피스는 "지난 10월 한빛 3호기 사고도 이 불량 자재가 쓰인 증기발생기 내 전열관에 균열이 생겨 냉각수가 누출된 것"이라며 "이외에도 1986년 이후 지금까지 12차례 해당 부품과 관련된 사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코넬 600은 증기발생기, 원자로 용기 관통관 연결 배관, 냉각재 계통 분기배관 등 원전 14기 약 4000개의 핵심 설비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용과정에서 재질적 특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다운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선임 캠페이너는 "대규모 원전 운영국인 미국과 프랑스는 30여년 전부터 인코넬 600이 부식과 균열에 취약해 대형 원전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알고 대부분을 교체하거나 이 부품이 쓰인 원전 자체를 아예 폐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원이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은 이 문제를 모두 알고 있지만 경제적 효율만을 따져 가동률 90%라는 고이용률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해결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한수원 측은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한수원 측은 "지난 10월 한빛3호기 증기발생기 전열관 누설 건은 전열관 재질 자체의 문제(균열)가 아닌 이물질에 의해 전열관 1개가 마모 손상된 것으로 최종 확인된 바 있다"라며 "국내 표준형 원전의 인코넬 600재질 사용은 미국 CE형 모델을 참조하여 도입함에 따라 한빛3,4호기 설계 당시(87년) CE형 모델에서 적용된 재질이 사용됐고, 한울3,4호기 설계 당시(91년)에도 인코넬 690은 재질적 성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인코텔 600은 690으로 증기발생기 최초 교체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수원은 "당시 인코넬 600 재질은 열전달 특성과 기계적 성질이 우수하여 '90년도 초까지 국내·외 원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재질이었으며, 이후 운전년수가 증가함에 따라 재질적 특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도 인코넬 600재질은 미국 비버밸리(Beaver Vally) 2호기 등 20기를 비롯해 프랑스, 캐나다 등 주요 원전국에서 67기의 가동원전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그린피스 지적에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한수원 측은 '동시에 전열관 여러 개가 파열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처럼 핵연료봉이 녹는 대규모 재난으로 연결된 가능성도 있다'는 그린피스 주장에 대해 "전열관 여러 개가 동시에 파열되더라도 핵연료봉이 녹는 대규모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왜냐하면 전열관이 파열될 경우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발전 설비 내에 유출되는 정도의 피해에 그치게 된다. 이 경우 방사능 유출을 감지하게 되어 발전소는 정지하게 되므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난 10월 한빛3호기 사례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